밤 깊은 마포종점엔 `라디오스타` 가 있다
 노년기희망봉사단
 2007-02-25 12:03:37  |   조회: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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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깊은 마포종점엔 `라디오스타` 가 있다
마포FM 라디오스타 `4인방`
[금요와이드] "우리보고 '라디오스타' 래"

소출력 라디오의 아날로그 풍경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보공동체


"내가 지은 것을 다음 생에서 다시 그대로 받는다 생각하면 오늘 하루하루 더욱 선하고 소중하게 살아야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지금 시작합니다."

22일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마포지역 공동체 라디오방송 마포FM(100.7㎒)의 스튜디오. 매주 수요일 아침을 여는 노인대상 프로그램인 `행복한 아침'의 MC인 박영자씨(67세)가 오늘도 차분한 목소리로 오프닝 멘트를 읽는다. 몇차례의 실수가 다소 아쉽지만, 박씨의 얼굴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박씨는 이미 친구들 사이에선 `라디오스타'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박씨는 젊은 시절의 꿈인 방송진행을 잊을 수 없어 마포FM의 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11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소출력 라디오가 가져온 아날로그 풍경

"어려서부터 방송을 보면 이렇게 하면 좋을텐데 그랬었지.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 내나이 또래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아. 남편이 밥 안차려줘도 되니까 방송만 잘하라고해"라며 박씨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젊은 시절 방송국 성우출신답게 여전히 중저음의 매력 있는 목소리를 자랑하는 연제은씨(69세)는 아나운서로 맹활약하고 있다. 연세를 묻자 "아직 청춘"이라는 연씨는 "방송 뉴스거리를 찾기 위해 매일 신문을 한자도 빼지 않고 읽고, 마포구청과 복지관 사이트 등도 방문해 꼼꼼히 챙긴다"고 덧붙였다.

행복한 아침은 MC인 박씨와 아나운서 연씨를 비롯해 출연자 섭외 등을 담당하는 PD 김대환씨 등 4명의 노인들이 직접 만든다. 사회봉사활동 등 여전히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들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전히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 나지만, 이 방송을 청취하는 실버 청취자들에겐 그 어떤 방송 보다 깊은 공감과 큰 울림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동네 방송으로 불리는 공동체라디오방송이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마포FM을 비롯해 8개 공동체라디오방송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계층들의 목소리를 담은 방송을 전달하고 있다. 마포방송이 현재 진행중인 11기 방송요원 모집에 49명이 지원하는 등 호응도 상당하다.

공동체라디오방송(소출력 라디오방송)은 이른바 `해적방송'이 투쟁을 통해 합법화된 형태다. FM주파수 대역에서 작은 출력을 이용해 제한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방송으로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에서는 보편화된 방송형태로 국내에서 2005년부터 시작됐다. 국내에서 88∼108㎒ FM주파수대역에서 1와트(W) 출력을 이용하며, 최대 가청범위는 5Km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보공동체

국내 공동체라디오방송들은 열악한 재정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뿐 아니라 여성ㆍ노인ㆍ장애인ㆍ레즈비언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ㆍ방송하며 뿌리내리기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마포FM은 지난달 장애인들이 만드는 `함께 쓰는 희망노트'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또 지난해엔 레즈비언들이 만드는 `L양장점'을 시작했다.

이웅장 마포FM 편성국장은 "공동체라디오방송은 장애인 등 소수자들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며 "열악한 재정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가청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출력을 높이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송정렬기자 songjr@
2007-02-25 12: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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