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에는분바르고처럼화사한 말이 어딨뇨분녀만큼바람날 듯한 처녀가어딨뇨내가 맡은 건생강나무 향이 아니라그녀의 분냄새당신도그래놓고알싸하다니알싸하다니뇨시·김창진 전 가톨릭대 교수분꽃나무는 인동과의 관목으로 경기도 도서지방에서는 대개 5월 초순에 꽃을 피운다. 더러 분홍색을 희미하게 띠기도 하는 하얀 꽃이 진한 향기를 피우기 때문에 숲속을 거니는 사람들의

우리 몸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쾌감, 또는 불쾌감을 느낀다. 아름다운 꽃을 본다거나 촉감이 좋은 옷을 입으면 쾌감이 느껴지면서 전체적인 기분까지 상승한다. 반면 역겨운 광경을 목격하기만 해도 온종일 불쾌감에 시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쾌감의 정도나 느끼는 자극의 종류는 사람마다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로즈마리 향수에 쾌감을 느끼지만 어떤 사

인생을 몇 단락으로 나눌 때 결혼하기 전까지의 시기를 제1막이라 한다면 결혼생활의 시기는 제2막의 시기다. 1막의 기간은 대개 태어나면서부터 청년기까지 20~30년으로 그 시작과 끝을 예측할 수 있지만 2막은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운데 토막이다. 인생 2막의 중심은 역시 부부다. 화목하든 매일 다투며 살든, 부

Q. 절친한 지인의 부탁으로 임대인이 아님에도 임대인으로 서명해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를 기화로 2004년 임차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패소 확정을 받았습니다. 임차인은 2013년 7월 경매를 신청했고 경매사건은 유찰돼 채권자(임차인)에게 매수신청 기회를 주었지만 채권자가 매수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게 채무가 계속 존재하는지 궁금합

꽃잎은 없고 수술만이란가잇몸은 없고 이빨만 있다냐오 어릴 적예쁘디예쁘던 덧니그 항렬까치야 물고 가지 마오늘은홀아비꽃대꽃이란다 시·김창진 전 가톨릭대 교수 오랜만에 세정사(世淨寺)를 거쳐 사나사(舍那寺)로 탐화여행을 했다. 사나사는 유명하다는 금낭화를 보러 갔는데 가뭄 탓인지 개체수가 예상만 못했고 꽃도 풍성하지 않았다. 사진 찍기 좋은 것을 찾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요즘, ‘행복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유권자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해 ‘행복’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약속들을 자랑스레 펼쳐 보인다.‘행복 공약’이라면 주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공약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정책을 만들고 시행

인생에는 3대 악재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너무 젊어서 성공하는 것, 둘째는 중년에 배우자를 잃는 것, 셋째는 나이 들어 가난해지는 것이다. 젊어서 성공하는 것이 악재란 말은 다소 의외인 듯하지만, 이른 나이에 출세해 부나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마약과도 같은 맛을 쉽게 잊지 못해 오히려 악재가 되는 일이 많다. 길어도 5년을 넘기 어려운 인기 절정의

Q. 은퇴를 1년 앞둔 3년 전 봄, 캄보디아에 있는 농장을 분양받으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정산받은 퇴직금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1년마다 30%의 수익을 주고 원하면 언제든 투자금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귀가 솔깃했어요. 돈을 보내고 석달만에 3천만원을 주더군요. 욕심이 생겨 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받아 투자한 금액이 수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 후

최근 한 공동체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일과 신앙이 균형을 이루는 삶을 추구하는 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보통의 사람보다는 덜 세속적이고 훨씬 경건해 보였다. 소박한 옷차림에 화장기도 거의 없는 민낯을 대수롭지 않게 드러낸다. ‘행복’이라는 단어조차도 이들에겐 사치처럼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됐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다. 공동체

왜 당신이 그리신새벽에 떠나는지 알겠다노란노랑 꽃들의항렬(行列) 위에 이파리들의피침 선열(線列)이 있고그 바늘 끝에 이슬들이맺혔다이 4월금붓금붓꽃의초서(草書)저 통짜의 진열을훔치다당신의 새벽까지훔치곤내 시초(詩草)는 지우리라 시·김창진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4월 20일께 동호인들의 들꽃 탐사에 동참하기 위해 새벽 다섯 시 반에 집을 나섰다. 목

사람은 감정의 극단에 이를 때 눈물을 흘린다. 기뻐서 웃지만 기쁨이 극도로 넘치면 눈물을 흘린다. 슬픔을 참다가도 감정이 극한에 이르면 역시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울고 난 뒤의 기분에 대해 88.8%가 울기 전보다 나아지는 것을 경험했으며,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을 했다는 경우는 8.4%에 그쳤다. 눈물이 부정적 감정을 완화

머리처네이겠지두렁치마 비슷했으니까그 치마가 처녀의 머리에 오른다촌 밤의 나들이에 있었지그 자줏빛이산들에 와서는 보랏빛꽃잎들은 사실사실 고개를 내리고꽃술 끝에는 삐죽삐죽거침없는 잉크빛 방점뿌리 잎은 벌써 바닥에 펑퍼짐하게펼쳐졌으니 이제나는 마음 놓고상투 꼭지를 푼다이발관 거울 앞에서나의 개화가 너무급진적이냐오머릿채세기의 아름다움이어 시·김창진 전

올해 대전 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에 최고령으로 입학한 허영남(71) 어르신은 말한다.“하나님이 힘을 주신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중졸 학력에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던 그는 젊은이들도 힘들어하는 고졸검정고시를 너끈히 통과하고 4년제 대학 문턱까지 넘었다. 고희를 지나 공부하는 게

폭풍이 한차례 숲을 휩쓸고 간 뒤 늙은 참나무는 더 흉한 모습이 됐다. 여기저기 가지가 꺾여 나간 자리에는 깊은 상처가 남고 큰 구멍이 파였다. 어느 해 가을, 참나무는 자신의 벌거벗은 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에게 하소연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아. 난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돼 버렸어.” 그런데 얼마 뒤 딱따구리가 날아

Q. 갖고 있던 집을 팔아 아들 딸 결혼을 시키고 두 내외가 전셋집을 얻어 살고 있습니다. 계약기간 만료 두 달 전부터 집을 내놓겠다고 전화와 문자를 보냈는데 집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고, 내용증명을 보내려고 해도 주소를 몰라 보낼 수가 없습니다.A. 임차인이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들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세금반환청구 소송입니다. 보통 전세계약서에 임차

밭에 가면감자꽃이 되고둑길에 가면하얀 토끼풀이 되고바위와 물가 사이에선돌단풍이 된다꽃에 대해서분별을 잃은 나에게서는고샅길에서 만나느냐뜰에서 만나느냐물가에서 만나느냐그러다가 보면눈먼 나에게지팡이가 꽃을 피운다자잘한 물소리바위벽에 자잘하니속삭이듯눈먼 나에게서꽃을 피운다시·김창진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돌단풍은 물가의 바위에 붙어산다. 그 잎이 단풍잎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장지연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자신이 주필로 있던 황성신문에 그 부당성을 규탄하는 내용의 사설을 썼다. 그는 나라를 빼앗기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매국노들이 저지른 잘못을 질책하면서 억울하고 분한 심정을 갈파했다.여객선 침몰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느끼는 슬픔은 100여년 전 조선의 논객을 울부짖게

설날 아침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주고받는 것에서 시작해 “God bless you”라고 하는 작별 인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복(福)’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연에 기대하는 행운이든, 보상 성격으로서의 축복이든 사람들은 복을 받고 싶어 한다. 옛 사람들은 다섯 가지

괭이밥이라니세상에큰괭이밥이꽃으로 피었습니다꽃잎에 숱한 실핏줄이제 만복에 졸아야 할 듯꽃을 보면서 내가 졸 듯그 실핏줄에내 꿈결이 흐릅니다코고는 소리가 흐릅니다그 음파에꽃잎이 나비 날개처럼퍼덕인다고 꿈꿉니다혹시 괭이의 수염에서그리고 울음에서내 꿈이이 봄날 깰지 모르겠습니다시·김창진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큰괭이밥은 꽃대가 먼저 올라오고 잎은 대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