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이성원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이성원 신부
  • 관리자
  • 승인 2006.08.3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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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귀한 존재 자긍심 갖게 하는 것이 중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이성원 신부우리사회에서 ‘고령화’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각 종교단체나 복지관 등에서 개설·운영되고 있는 노인대학 역시 예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노인을 주체적 대상으로 보기 보다는 돌봄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가 주체적 대상으로의 노인교육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노인대학연합회 이성원 지도 신부를 만나 연합회의 운영현황과 앞으로 노인대학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노인’이라는 말의 긍정성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르신 스스로 노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삶의 지혜와 경륜이 통합된 귀한 존재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사목 담당자로 노인대학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성원 신부의 말이다. 이 신부는 지난해 11월 노인사목 담당자로 임명됐을 당시 ‘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노인에 관한’이라는 노인교육의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어르신이 주체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왔다. 그러나 7개월여 동안 업무를 주관해 오면서 노인에 대한 인식 변화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는 우리의 고령화 속도가 그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이해나 인식은 아직도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신부는 “정부의 노인관련 정책만 봐도 노인은 돌봐줘야 하는 약한 존재라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어르신도 중요한 인적자원이라는 새로운 인식전환이 필요합니다”고 말한다.

 

노인 인력을 잘 활용한다면, 개인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만큼 다음 노인세대에 대한 준비도 시급히 시작해야 한다는 역설이 들어있다.

 

이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니,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 자체가 그 노력의 산물이다. 서울대교구의 노인사목부는 고령화에 따라 노인사목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10개월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10일 신설됐다. 모든 준비과정을 챙기고 주관한 이가 바로 이성원 신부다.

 

그러나 이 신부가 처음부터 노인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사명감이 더욱 컸습니다. 그런데 일을 진행하다보니 노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제게는 은총이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서울대교구의 노인대학은 노인복지라는 개념자체가 생소하던 1976년 고 박고빈 신부에 의해 공항동 본당에서 처음 설립됐다. 이후 각 본당에 노인대학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현재 서울대교구 본당 202곳 가운데 100여곳에 설립돼 있다. 올해만 10여 곳이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노인대학연합회는 지난 1981년 개설돼 서울대교구 산하 노인대학을 관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의 노인대학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회 내에서 하나의 공동체처럼 운영되고 있다. 

 

이 신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인대학은 식사 대접이나 율동, 레크리에이션 등 노인에 대한 돌봄이 중점이었지요.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고, 특히 고령화로 인해 노년층이 넓어지며 그 욕구도 다양해진 만큼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노인이라고 일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연령별, 기능별로 장르를 구분하고 전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제 노인들은 다 같은 노인이 아니라 영-올드(young-old), 미들-올드(middle-old), 올드-올드(old-old)로 구분해야 합니다. 즉 정년퇴직 이후의 젊은 노인, 조금 나이든 노인,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 구분해 각각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해야합니다.”

 

이 신부는 이 중에서도 특히 50대 중후반의 영-올드에 대한 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노인대학연합회에서 벌이고 있는 ‘노인대학 봉사자 양성교육 과정’이 그 일환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원봉사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초급, 중급, 전문가 과정의 세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 과정은 노인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까지 교육하고 있다.

 

이들은 자격증 취득 후 노인대학에서 강사로 자원봉사 할 수 있고, 10~20년 후에는 또래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반 사회복지관에서도 강의할 수 있게 된다.

 

이 신부는 “일본을 방문해 노인관련 교육현황과 복지시설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갖춰 어르신들이 주체적으로 또래집단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며 “노인대학 봉사자 양성교육 과정은 일본의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우리 실정에 맞게 접목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남성노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대학은 전반적으로 여성노인들의 수가 월등히 많다. 서울대교구 노인대학 역시 여성노인의 수가 80% 이상이다.

 

이렇다 보니 여성노인 중심의 프로그램이 구성돼 남성노인들은 더욱 참여가 어렵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이 신부는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연계해 남성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보람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노인문제를 다루기가 조금 어렵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해 “제가 세웠던 노인교육의 세 가지 목표 가운데 ‘노인에 의한’은 어렵겠지만 ‘노인에 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해 ‘노인을 위한’ 실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라며 “노인문제에 대해서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는 없지만 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더 많이 듣고, 보고, 상황들을 종합해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 힘쓸 것입니다”고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노인들이 주체가 되어 보람을 느끼며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며 마지막까지 강조하는 이 신부의 얼굴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스쳐 지났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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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성 2010-03-25 14:57:38
금년 수유동성당 시니어아카데미(성베드로대학)가 3월3일에 입학식을 하고 4주가 지나서 어제(3월24일)1년 시간표를 7장 받았습니다 제의대학은 5개반이 있는데 각반에 반장에게만 주라고 저에게 주었습니다 (저는 학생회회장)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전에는 개학과 동시에 1년수업내용을 학생전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이러한 노인대학을 운영하므로 저는 어제 밤을 세우며 곰곰이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