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46회
회춘 46회
  • 서진모
  • 승인 2009.09.02 10:00
  • 호수 1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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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연인들처럼 다정하게 마주 앉아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셨다.

“아, 오늘따라 술맛이 참 좋네요, 선생님!”

“예, 나도 그래요. 안주가 좋으니 술이 취하질 않는 것 같아요. 앞에 미인도 있구.”

“아니예요, 전 미인이…. 어쨌거나 서울 생활이 외로우시면 이 제주바닷가 여행 자주 오세요, 선생님!”

“그, 그래요 나 인제 한 달에 한 번 정도 와야겠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시간은 열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선생님 숙소는 어디에 정하셨어요?”

“아, 아닙니다. 아직은 아무데도 예약하지 않았어요.”

“네, 그럼 여기 우리 집에 주무세요. 전 저 아래 혼자 사는 친척 언니가 있으니까 그곳에 가서 자면 되니까요.”

그때는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부끄러움 같은 것은 없어진 상태로 취기가 감돌았고 두 사람의 가슴에는 모처럼의 기회라는 공동의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울고 싶자 때려 준다는 말처럼 사실 장준식은 초저녁부터 저 아름다운 과수댁 윤보라와 하룻밤의 멋지고 황홀한 성을 쌓고 천국의 계단을 올라가 봤으면 싶은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드디어 자정이 되었고 바닷가 물새들도 잠이 들었는지 조용한 밤이었다. 가끔 철썩 철썩 파도소리만 들려오고….

윤보라는 자신의 안방을 깨끗이 치우고는 고운 색깔의 이부자리를 깔았다.

“선생님 샤워하시고 편히 쉬세요”하며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장원장의 손이 윤 보라의 왼손을 콱 잡았다.

“아이 선생님 왜 이러세요?”

“윤 여사! 잠간만 앉아봐요, 내 할 말이 있으니까….”

갑자기 남자의 힘에 끌려 이불 위에 털썩 주저앉은 그녀를 그는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는 왼팔로 그녀의 목을 껴안고 입술을 더듬었다.

처음엔 약간 반항하는 듯하던 그녀의 고운 혀는 준식의 혀를 빨아 당기면서 ‘음음~’ 본능적 신음을 토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윤 여사! 사랑해요…. 당신은 너무 아름다워….”

“선생님! 저두요…, 그런데 자꾸만 돌아가신 사모님 생각이….”

“아니, 이제 죽은 사람 말은 그만해요. 우리 서로 외로운 사람들끼리 늦게나마 뜨거운 사랑을 한번 해봐요, 내가 가진 재산도 모두 줄 수도 있어….”

“그래두, 좀 더 생각할 기회를….”

조금 전까지 그토록 강렬한 신음을 토하며 남자의 혀를 빨던 여자가 갑자기 냉정한 이성으로 좀 더 생각할 기회를 달란다. 이게 여성들의 공통된 심리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장준식은 더 이상 윤보라의 망설임을 용납하지 않았다. 물론 술기운이었지만 그의 큼직한 손은 그녀의 브래지어 속으로 파고들었고, 못이기는 척 뒤로 쓰러진 윤보라의 치마를 걷어 올렸다.

순간 얼마든지 거부할 수도 있었건만 그녀는 삼각팬티를 벗기는 그의 거친 숨결에 동조자가 되어 자연스럽게 자신의 하얀 히프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스스로 티셔츠를 머리 위로 벗어재꼈다. 물론 브래지어 고리는 준식의 손에 의해 쉽게 풀어졌다.

하얀 알몸이 된 보라는 얼른 일어나 타월을 쥐고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아래는 이미 흥건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남자와의 관계….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은 일찍 성기능 무력자가 되었고 한 번씩 어쩌다 관계를 가진다해도 몇 번 움직이다가는 사정을 해버리고는 버릇처럼 곧바로 냉장고문을 열어 술병을 찾으면서 “도대체 낮에 학교에서 어떤 놈하고 했기에 힘이 그렇게 없느냐”며 밤새 주정을 부리던 남편. 그러다가는 또 입으로 하라는 등 아내를 짐승처럼 여기던 남자. 그런 수모를 견딜 수 없어 서울로 도망을 갔다가 저기 저 남자의 집에 시한부 파출부, 말하자면 가사 도우미로 몇 달 있었던 나는 오늘 드디어 저 남자의 섹스파트너가…, 하고 생각에 잠긴다.

그 후 제주에서 이 횟집을 내고 영업을 하니까 돈푼께나 있는 무슨 사장이니 회장이니 하는 별의 별 남성들이 침을 흘리며 유혹을 하여도 꿋꿋이 정조를 지켜온 나 윤보라가 오늘밤 저 남자에게 허물어지는구나…, 아니 허물어지는 게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내가 원하고 있는 거겠지…. 솔직히 너무 하고 싶었으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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