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지킴이로 나선 어르신들
의정지킴이로 나선 어르신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9.09 14:27
  • 호수 1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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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강남구 어르신들, 의정활동 모니터단으로 활약
▲ 열린의정팀 어르신들은 매달 한차례 꼴로 열리는 강남구의회 본회의를 방청하며 구의회의원 및 구청임직원들의 활동을 모니터하는 의정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다.

지역 의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모니터해 지역사회 의정지킴이로 활약하는 어르신들이 화제다.

서울 강남구 거주 60~70대 어르신들로 구성된 애플봉사단 열린의정팀 34명이 그 주인공.

열린의정팀은 강남구노인복지관이 지난 2007년부터 매달 한차례 꼴로 열리는 강남구의회 본회의를 방청하며 구의회의원 및 구청임직원들의 활동을 모니터한다.

이 활동은 어르신들의 봉사활동을 통해 구의원들의 의정활동 참여 증진은 물론 지역사회단체와 연계해 어르신 및 주민들의 지역사회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어르신들은 본회의가 열리는 날마다 의회를 방문, 본회의가 열리는 2~3시간 동안 자체적으로 만든 기록지에 본회의에 논의 된 내용을 기록, 취합해 주요 내용들을 복지관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판에 붙여 놓는다. 그 내용들을 강남구의회 홈페이지는 물론 의회의원에게 메일로 전달한다. 또 회의진행 사항 가운데 칭찬할 부분과 시정할 부분도 꼼꼼히 메모해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열린의정팀은 이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매년 4차례 봉사자들의 자세, 모니터 전문지식 등 교육도 실시한다. 회원들끼리는 활동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 

어르신들의 활약으로 이뤄낸 성과도 적지 않다.  

가끔씩 늦어지던 회의시간을 엄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그동안 일괄 형식으로 진행돼 오던 질문과 답변도 어르신들의 권유로 인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 덕분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빠르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애플봉사단 열린의정팀을 이끌고 있는 김승준 단장(70)은 의정지킴이 활동을 통해 가슴 뛰는 설렘을 알게 됐다.

김 단장에게 ‘열린의정팀’ 활동은 퇴직 후 첫 봉사활동이다. 복지관에서 의정지킴이로 활약할 어르신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내 일이다’라는 생각에 선뜻 용기를 냈다.

김 단장이 맡은 역할은 기록지를 작성하는 일부터 게시판에 부착하는 일까지 도맡았다. 회의 내용을 요약해 직접 게시판에 붙일 때는 5600여명의 회원들에게 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김 단장은 “얼마 전의 일이었어요. 복지관에 부착한 내용을 보신 한 어르신이 제 옆구리를 찌르면서 ‘우리 동 출신 의원 발언은 언제 하냐’고 물어왔어요. 처음 보는 어르신인데 말이죠. 그동안 의회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내용들이 오가는지 관심도 없던 어르신들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었어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것만으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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