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선비의 자세와 매너… 구용
현대적 선비의 자세와 매너… 구용
  • 관리자
  • 승인 2006.08.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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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여 년 전 한국에서 처음으로 미인 선발 대회가 열렸을 때 온 국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말만한 처녀들이 반 벌거벗은 채 수용복 차림으로 어른과 남녀 관중 앞으로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볼 때 천지가 개벽 하는 줄 알았다.

 

이것이 해방인가  이 모습은 적어도 600년 우리 전통과 풍습에서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게다가 그 인물에 대한 평가를 자세와 용모로 한다니 그 기준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오늘날에는 객관적인 대학의 필기시험 보다 오히려 직접 만나 그 인품을 보고 선발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더욱이 대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그 자세와 매너를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심사기준에는 역시 만고불변의 원칙이 있다. 그것이 바로 선비의 구용(九容) 모습이다. 선비의 자세와 용모 그리고 행동거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심사기준은 국제적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구용의 첫째는 족용필중(足容必重)이다. 즉 걸어서 들어오는 모습을 말한다. 반드시 발 걸음은 정중하고 무거워야 한다. 건들거리면 믿음이 가지 않고, 총총거리면 경망스럽다. 발을 두는 모양도 중요하다.


둘째, 수용필공(手容必恭)이다. 손의 모습과 손을 두는 자세가 자연스럽고 공손해야 선비다. 천연스러운 몸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왕의 앞에서는 손을 가리고 예(禮)의 언행을 했다.


셋째, 목용필단(目容必端)이다. 눈은 언제나 반듯하고 단정(端正)해야 한다. 눈을 돌리고 곁눈질 하고 내숭을 떠는 듯한 모습엔 불신이 간다. 쌍꺼풀 보다 온화한 눈매가 매력 있다.

넷째, 구용필지(口容必止)다. 입은 반드시 다물어야 한다. 선비들은 한마디하고 반드시 입을 닫는 모습이 의식적이었다.


다섯째, 성용필정(聲容必靜)이다. 목소리는 반드시 고요해야 한다. 말하는 목소리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 고요한 음성에서 신뢰와 설득력이 절로 나온다. 예(禮)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두용필직(頭容必直)이다. 머리는 반드시 곧게 해야 한다. 삐딱하면 안 된다. 세상을 보는 긍정적인 모습이 중요하다. 멀리 좀 위를 보는 자세로 머리에서 발끝까지가 곧아야 한다.


일곱째, 기용필숙(氣容必肅)이다. 기상과 용모의 이미지는 반드시 엄숙해야 한다. 경망스러우면 안 된다. 부드럽지만 위엄있는 모습을 지녀야 한다. 경박한 재치보다 중요하다.

여덟째, 입용필덕(立容必德)이다. 서 있는 모습에서 반드시 후덕(厚德)함이 묻어 나와야 한다. 그래서 전체적 인격의 표현이 덕성스러운 분위기를 이룩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아홉째, 색용필장(色容必莊)이다. 얼굴은 반드시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울하고 비관에 차고 찡그린 인상은 인물 심사하는 분의 심기마저 실망케 한다. 이것이 선비의 구용(九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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