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노인의 성교 중심적 성 인식 변화 시급”
인구보건복지協, 노인 성 건강증진 세미나서
서정애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연구실장<사진>은 9월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인 성 건강증진 세미나에서 ‘상담사례를 통해서 본 노인 성문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서 실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5~8월 서울·인천·충북지역에 개소한 노인성상담소에 접수된 성상담건수는 모두 392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성기능(132건) 관련 문의가 33.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부성갈등 21.2%(83건), 기타14.3%(56건), 이성교제13.8%(54건), 성충동6.6%(26건) 등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293명)이 75%로 여성25%(99명) 보다 월등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48%(188건), 70대가 (129건)32.9%, 50대가 39건(10%) 순이었다.
상담사례를 통해 나타난 노인 성문화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性)에 대한 높은 관심도 ▷남성 중심의 성 ▷배우자와의 성적 소통 어려움 ▷외로움과 성(性)의 결부 등으로 나타났다.
서 실장은 “부부가 상호 존중하는 평등한 성생활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성노인의 성교 중심적인 성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또 가부장적 성역할 태도에 대한 재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정애 조사연구실장은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여성노인보다 남성노인들이 성 상담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며 “주로 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노인 성문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남성중심의 성(性)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성기능을 중요시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서 실장은 “남성노인들의 상담 내용은 주로 비아그라 복용, 성기능 보조제 등 성기능 장애와 관련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며 “이처럼 남성노인의 경우 성기능을 자기정체성과 밀접하게 관련짓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생활 장애를 성기능 장애와 동일시함으로 각종 보조기구를 통해 성기능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높다”며 “이때 발기력, 성관계 횟수 등을 성생활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적 욕구의 불일치로 인해 성적 갈등으로 고민하는 부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부 성(性)갈등이 불씨가 돼 단순한 의사표현뿐만 아니라 건강, 성별역할, 부부권력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부부간의 성적느낌, 인식, 만족감에 있어서 성별 차이가 컸다.
서 실장은 “남성노인의 경우 성적 욕망과 관련해 주로 섹스, 성기능을 강조하는데 반해 여성은 대화에 대한 욕구, 이성교제의 욕망 등이 높았다”며 “이러한 성별차이는 심각한 상호 불이해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별, 재혼, 질병 등을 겪음으로 부부간 성관계나 이성교제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세철 중앙대의료원장이 ‘노년기 남성의 성’을, 김숙희 김숙희산부인과 원장이 ‘폐경기 이후의 여성의 성’을 발표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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