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 화합과 우정 다져…2009국제노인문화예술제
지구촌 노인 화합과 우정 다져…2009국제노인문화예술제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0.14 16:12
  • 호수 1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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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 1000여명 모여 각국 문화예술공연 경합
2011년 UN 국제노인기구 등록추진
▲ 2009국제노인문화예술제가 10월 11~14일 일정으로 성대히 개최됐다. 세계 8개국 1000여명이 참석한 예술제는 각국 노인들이 우의와 친목을 도모하는 장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대상을 차지한 몽골팀이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인사를 하고 있는 장면.

전 세계 노인들의 우의와 친선을 다지고, 국제교류를 통해 노인문화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2009 서울국제노인문화예술제’가 10월 10~13일 장충체육관에서 성대히 개최됐다.

중국 13개 성·시 대표, 미국, 러시아, 몽골,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참석한 총
1000여명의 노인문화예술단은 나흘간의 일정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자국의 멋진 민속공연을 펼치고, 서로의 우의를 확인했다.

올해 대회는 당초 15개국 2000여명이 참석키로 계획됐으나, 경제위기와 함께 밀어닥친 신종플루의 여파로 참가국과 인원이 대폭 줄고, 계획됐던 서울 종로 시가퍼레이드가 취소되는 등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을 찾은 각국의 노인들은 첫째날인 10일 입국해 숙소를 배정받고, ‘노인과 성’ 학술세미나에 참석했다.

둘째날인 11일에는 장충체육관에 결집해 KBS 이지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을 갖고 문화예술단의 공연을 펼쳤다. 개회식 이후 축하공연을 진행한 의정부 미 2사단 군악대는 흥겨운 가락으로 참석한 각국 노인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자 각국의 노인들은 인종과 언어, 국경의 차이를 넘어 모두 한덩어리가 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 줘, 노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유대감을 확인했다.

▲ 세계각국의 어르신들은 나이와 인종,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됐다. 11일 개막식 후 미 군악대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각국의 어르신들은 무대 앞으로 몰려나와 한바탕 어울림의 장을 연출했다.


셋째날인 12일에는 각국 대표단이 본격적으로 공연경합에 나서 혼신의 힘을 다한 공연을 선보인 뒤 시상식을 갖고 공식축하만찬을 진행했다. 국내외 총 36개팀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한국의 울산 학사랑 예술팀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에는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뒤 한국의 노인복지시설을 둘러보고, 개별적으로 자유관광을 즐긴 뒤 나흘간의 추억을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예술제 위원장을 맡은 (사)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이달형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각국의 노년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어르신들을 만나뵙게 되니 영광스럽다”며 “이자리에 참석한 각국의 어른들이야말로 이시대의 ‘상록수’정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고 환영했다. 또, “이렇듯 찬란한 노인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각국의 노익장을 바탕으로 힘을 얻어 2011년에는 UN에 국제노인기구로 가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 중국에서 참가한 한 어르신이 행사 진행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멋진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국정감사 일정으로 참석치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신면호 서울시 복지국장은 “‘호랑이는 이가 빠지면 생존의 위협을 받지만, 사람은 이가 빠지면 지혜가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며 “어르신들이 적극적인 문화활동을 통해 더더욱 지혜가 늘고 건강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오 시장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중국 북경시에서 공연단과 함께 입국해 행사를 관람한 조선족 정호진(68)씨는 “한국정부가 노인의 삶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며 “노인문화를 위해 애쓰는 한국이 오래도록 이어 내려온 효문화를 잘 계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씨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어떤 노인들은 일생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기회인데, 비자가 거부됨으로써 안타깝게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여럿 된다”며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당연히 비자가 거부돼야 하겠지만, 순수한 노인문화 교류를 위해 나오는 사람들을 밀입국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다렌시 예술단의 화려한 공연모습.

문화예술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북경 조선족 합창단의 권혁순(56)씨도 “올해 4월부터 예술제를 준비했다”며 “매 주말마다 합창연습을 하고 함께 노력하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권 씨 역시 “들뜬 마음으로 함께 열심히 노력한 단원 중 몇몇이 비자가 거부돼 아쉬웠다” 같은 문제제기를 했다.

전체적으로 행사 내내 각국의 노인들은 흥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격의 없이 무대와 플로어를 넘나들며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은 우리네 어르신들이 잔칫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어우러지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행사장 한곳에서 식사며 행사가 모두 진행되다보니 어수선한 장면이 자주 나타나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충체육관 자체가 오래된 건물인데다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몇백명씩 움직이는 동안 발생하는 먼지며, 무대 특수효과로 뿜어져 나오는 화약연기 등이 함께 범벅이 된 상태에서 각국의 노인들은 간이의자를 붙여 불편한 도시락 식사를 해야만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참가자는 “행사 자체는 흥겹지만, 식사문제만큼은 어떻게든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참가자들은 외면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해외 예술단 의상이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국의 가평예술단은 단아한 한복의 아름다움과 태극기의 미를 만방에 과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국제노인문화예술제는 그동안 사회에서 고립되기 쉬운 노인문화를 국제적으로 교류케 함으로써 노인문화를 양지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행사를 계기로 내한한 외국의 노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안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자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한국의 노인들과 지속적으로 서신왕래를 하는 등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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