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작업반장 “정년은 없다”
85세 작업반장 “정년은 없다”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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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協, 최고령 근로자상 수상한 이응덕씨

“노인이라고 집에서 구들장만 지고 있으면 몸이 더 아파. 앞으로도 10년은 끄떡없어.”


대한은퇴자협회가 노령 근로자를 표창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06 히어로대상’에서 ‘최고 노령 히어로상’을 수상한 이응덕(85) 할아버지의 말이다. 마른 몸과 백발이 성성한 머리카락에서 세월을 느끼게 하지만, 쩌렁쩌렁한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넘친다.


항상 작업복 차림으로 다니는 이 할아버지지만, 이 날은 양복을 말쑥하게 빼 입었다. 지역행사에 노인대표로 초청받아 다녀오는 길이라 했다. “요즘 여기저기 오라는 곳이 많아서 바쁘네. 여기(복지관)서 할 일도 많은데 말이지…”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다.


관악노인복지관 공동작업장에서 반장을 맡고 있는 이 할아버지는 곧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일터에서 당당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근로자’다. 그는 반장이라고 해서 동료 근로자들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이 일하면서 생기는 어려운 일을 직접 처리하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또 근로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다툼을 중재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뿐만 아니라 관내 노인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일을 주기 위해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일거리를 따내기도 한다.


젊은 시절 서울 용산구청 녹지과 직원이었던 이 할아버지는 서울 강남 중대부고에 수위로 재취업해 지난 97년, 77세의 나이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평생 하루도 노동에서 손을 떼 본 적이 없다.

 

특히 중대부고에서 수위로 일할 당시에는 이 할아버지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에 감탄한 학교측 관계자들이 정년과 관계없이 계속 일하기를 원했고, 그만둘 때도 많이 서운해 했다고 한다.
지금도 밤 1시쯤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 반이면 일어난다는 이 할아버지는 그 나이 노인들에게 흔한 잔병치레조차 않은 적이 없다.


“특별한 건강관리법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술, 담배 안하고 밥 잘 먹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다 보면 아플 틈이 없다”고 답한다. 이어 “우리 나이에는 돈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 밖에 나와 활동하면서 친구도 만나고 이야기도 하고 함께 어울리는 게 건강에는 최고야”라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많이 벌지는 못해도 건강한 몸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일을 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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