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노인 회장 퇴진 촉구한 시민연대”
[백세시대 / 세상읽기] “노인 회장 퇴진 촉구한 시민연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4.01 11:10
  • 호수 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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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노후에 가장 든든한 생활자금 중 하나가 주택연금이다. 자기가 거주하는 집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히고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집 판 대금을 일시불로 받는 것이 아니라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사망 시까지 매달 쪼개서 받는 식이다. 따로 집을 구입해 이사 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살아있는 동안은 또박또박 생활비가 나오는 셈이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돈도 결국은 본인이 평생 피땀 흘려 벌어 산 집값이지만….

주택연금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과정에 크게 기여한 단체가 대한은퇴자협회(KARP)이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NGO(비정부기구)로서 뉴욕한인회장 출신인 주명룡씨가 1996년 미국에서 설립했으며, 한국의 IMF사태와 빠른 노령화를 보면서 한국에 들여와 23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1981년 미국으로 이민 가 현지에서 크게 사업을 일구는 한편으로 한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봉사를 했다. 3000여 한인식품업소를 대표하는 한인식품협회 회장직을 비롯해 40만 뉴욕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뉴욕한인회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맥도날드 매장을 4개나 소유한 최초의 한국인이기도 하다. 

뉴욕의 머시대학에서 조직통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주 회장은 미연방상무부로부터 ‘올해의 소수민족기업상’, ‘뉴욕주 소수민족 기업가상’ 등 연방, 주, 시 정부로부터 크고 작은 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이민자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상인 ‘Ellis Island 상’도 수상했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지금까지 주택연금을 비롯 연령차별금지법, 장년연금, 정년 연장, 기초노령연금 등 대한민국의 다양한 노인복지제도 도입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주 회장은 주택연금과 관련 “2003년 미국의 역모기지 제도를 도입하고자 당시 재정경제부에 제안서를 전달했지만 감감 무소식이었다”며 “그런데 3년 후 주택금융공사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분들이 며칠 후에 미국 출장을 가는데 관련 섭외를 해달라고 부탁하더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미국의 지인들과 해당 기관에)연락을 취해 일정을 짜줬고, 대여섯 명이 출장을 다녀오더니 6개월 만에 법안을 만들어냈다”고 기억했다.

대한은퇴자협회 등 71개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대한노인회법안 철회촉구 시민연대’가 최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노인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김호일 중앙회장의 대한노인회 운영과 관련해 ▷정관을 위배하는 파행적 운영 ▷친동생과 측근을 요직에 배치 ▷대한노인회의 명예훼손 ▷업체들과의 제휴, 발전기금,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주장하며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또, 성명서 전문을 조선일보 3월 26일자 4면에 광고하기도 했다.

성명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김호일 목사가)대한노인회 3층 회의실에서 생명나무교회 목사로서 예배를 보며 헌금을 받는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통일교재단에서 수차례 행사 후원을 받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부분이다. 

김호일 회장이 통일교 관련 행사에 경로당 회원 수백 명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는 것과 김 회장의 ‘가짜 박사 학위’ 논란을 보도한 바 있는 CBS(기독교방송)의 ‘노컷뉴스’가 이번에도 성명서 발표를 보도해 종교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주명룡 회장은 3월 20일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3층에서 개최한 성명서 발표장에서 “김호일 회장은 천만노인의 대표가 아니다”며 “김호일 목사님께 묻고 싶습니다. 대한노인회장이 되겠다고 3번 째 나와서 대한노인회장 맡은 분이면 얼마나 그 시간동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계획들을 만들어놓았겠습니까? 그런데 그 계획들이라는 게 결국 국민 세금을 가지고 사익 추구하는 일들뿐이었습니다"라고 각성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김호일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법적 수단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대한노인회 수장 탄핵 사태를 더 이상 모른 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 불미스런 일로 인해 추락한 대한노인회 위상을 어떻게 회복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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