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떨림 계속 땐 ‘안면경련’ 가능성… 심하면 청력 저하
눈 떨림 계속 땐 ‘안면경련’ 가능성… 심하면 청력 저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4.01 13:34
  • 호수 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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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경련의 증상과 치료

의지와 관계없이 돌발적 수축 증상… 우울증 등 나타나 일상생활 지장

종양 등에 의한 안면마비와 달라… 방치하면 안면근육의 비대칭 불러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이유란(69) 어르신은 수년 전부터 왼쪽 눈 주변에 떨림 증상이 계속됐다. 처음 눈 주변이 떨리기 시작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와 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눈가의 떨림과 함께 입술이 같이 위로 딸려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병원을 찾았고, ‘반측성 안면경련’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안면경련은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 근육의 일부 또는 전부에서 반복적으로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면서 시작된다. 

발생 원인으로는 뇌혈관의 퇴행성 변화로 안면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직선이었던 혈관이 구불구불해지면서 신경을 건드린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안면경련은 질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 자체가 환자의 생명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러나 환자의 대부분은 안면경련 증상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 기피 등이 발생하고 점차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생겨,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정서적 후유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면경련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남성이 7.4명, 여성이 14.5명이며 주로 40~50대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뇌의 위축으로 인해 신경과 혈관 사이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경되고 지속적인 신경 자극으로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장진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대부분의 안면경련은 얼굴 한쪽에만 나타나는 반측성 안면경련으로서, 눈 주위뿐만 아니라 입과 목 부위까지 나타날 수 있다”며 “양측 눈 주위에만 나타나는 ‘안검경련’이나 안면 마비 후 이차적인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면경련의 진단과 증상

안면경련은 눈가 주변 근육이 떨리면서 시작된다. 병이 진행되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쪽으로 끌려 올라가 입 모양이 일그러진다. 더 심해지면 경련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씰룩거리게 된다. 

통증을 동반하지는 않으나, 경련이 잦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 질환과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는 입꼬리 주위에서 시작해 얼굴 전체로 퍼지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 청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특히 안면경련은 ‘안면마비’와 ‘눈꺼풀 떨림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안면경련은 안면마비 등과는 다른 질환이며, 무심히 방치했다가는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거나 증상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감염 혹은 종양 등에 의해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병으로, 한쪽 얼굴 근육에 마비가 나타나 입 모양 등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나 스테로이드 고용량 요법 등으로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눈꺼풀 떨림증은 주로 잠을 못자거나 불안증 등 스트레스가 있을 때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수 초간 혹은 수 분간 바르르 떨리는 현상이 눈꺼풀에 국한돼 나타난다. 대개 1~3일 내로 호전되고,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안면경련 진단을 위해서는 ‘두부 MRI 검사’가 필수다. 뇌혈관 이외에 다른 병변의 유무를 확인하고 뇌혈관과 안면 신경, 삼차 신경과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혈관의 주행을 알기 위해 ‘두부 MRA’를 같이 시행하기도 한다. 

◇안면경련의 치료

안면경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가 어렵다. 오히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경련 횟수가 증가해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방치하게 되면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편 근육의 비대칭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초기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이땐 신경안정제 계열 약제가 일부 도움이 되어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나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있어 약을 먹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약물로 치료가 어려우면 보톡스 주사 요법을 시행한다. 보톡스 요법은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1회 주사로 평균 3개월 정도 효과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약물치료에도 안면경련이 개선되지 않으면 원인 혈관을 떼어놓는 수술(미세혈관감압술)을 해야 한다. 귀 뒤쪽 뼈를 직경 3~4cm 동전 모양 크기로 열고, 그 안으로 미세 현미경을 넣어 문제가 있는 신경과 혈관을 떼어내는 식이다.

장진우 교수는 “정확한 지점을 찾기 위해서는 MRI, 근전도검사 등을 복합하여 안면신경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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