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창간기획]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역사의 산증인인 어르신들께서 기부해주시면 큰 도움 될 것”
[백세시대 창간기획]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역사의 산증인인 어르신들께서 기부해주시면 큰 도움 될 것”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4.22 09:20
  • 호수 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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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대통령기념관 모금 운동 주도… 현재 7만여명, 120억원 모여      

노인 빈곤 국가 책임이나 부모부양 미풍양속 되살려 가정도 나서야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나라 역사의 산증인이신 어르신들께서 몇 만 원씩이라도 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운동을 이끄는 김황식(75) 전 국무총리에게 ‘대한노인회가 기금 모금 캠페인을 펼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자 나온 답변이다. 

김 전 총리는 백세시대 신문 창간 18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절도 지내오고, 국가 발전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보람도 느낀 어르신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어르신들, 이북 출신 분들 그리고 (이 대통령이 기독교인이었으니까) 교회에서의 기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저희로선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2023년 6월에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에 추대됐다. 

김 전 총리는 또 “우리 사회가 급격히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노인 세대에 대한 개인적, 국가적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오늘을 맞았다”며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우리 노인들의 빈곤률이 높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어서 자살률도 높고 하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도 말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광주지방법원장, 대법관, 감사원장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제41대 국무총리(2010.10~2013.2)를 지냈다. 퇴임 후 안중근의사숭모회·호암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산통신’, ‘독일의 힘’, ‘독일총리들’이 있다. 최근 조선일보에 연재한 에세이를 묶어 ‘풍경이 있는 세상’(나남)을 펴냈다.

-호암재단에선 어떤 일을 하시나.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1990년에 제정한 삼성호암상을 운영한다. 호암상은 6개 부문에 걸쳐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끌고 사회봉사로 고귀한 인간애를 실천한 분들을 찾아 그 노고와 헌신을 세상에 알리고 격려하는 상이다. 훌륭한 수상자를 선정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의 꿈 한 가지는 삼성호암상 수상이 노벨상 수상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김 전 총리는 “호암재단은 이를 위해 노벨상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개최했고, 2010년 노벨재단에 특별상을 수여하는 등 노벨상위원회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작년 9월에 시작한 국민모금운동이 4월 현재 7만명이 참여해 120억원 가까이 모였다. 예산전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독립유공자 기념관과 달리 대통령 기념관은 정부가 30%만 지원하기 때문에 70%를 민간이 마련해야 한다. 최소 500억원에서 1000억원을 모아야 하는데 제 꿈은 순수하게 민간 성금만으로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어떤 분들이 성금을 가져오나.

“베트남에서 기업하는 분이 개인적으로 10억원을 쾌척하셨다. 하와이 교민들도 2억원이 넘는 성금을 보내주셨고, 호주 등 해외 곳곳의 동포들도 동참하고 있다. 엊그제 이 심 전 대한노인회장께서도 저를 찾아와 정동교회 교인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호남에서도 많이 들어온다고.

“개인으로 세 번째 많은 액수(3억원)를 기부한 분이 호남 기업인이다.”

김 전 총리는 “저하고 조금 인연이 있는 분들, 고향 쪽 분들이 제가 이 일에 관여하고 있으니까 좀 더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만을 직접 보고 자랐을 텐데.

“중학교 때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3·15선거가 좀 부정하다는 얘기는 있었고, 불평·불만도 있었지만 국민정서는 그분이 애국자이고, 실력 있는 분이고, 그리고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분이란 걸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왜 이승만을 미워하게 됐을까.

“이 대통령은 1960~70년대에는 잊혀진 인물이었다. 진짜 나쁜 지도자였다면 잊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배경은 북한 소행이다. 이승만을 죽여야 북한이 정통성을 얻으니 의도적으로 폄하하고 종북 세력이 이를 추종하면서 이승만을 몹쓸 독재자로 낙인찍은 거다.”

-이승만 대통령의 공적을 소개한다면.

“헌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수립할 당시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기초 설계를 했다. 실제로 집행 과정에서 농지개혁을 통해 소작농도 지주로 만들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존심을 갖고 살도록 했다.”

이어 “여성 참정권과 국민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했고, 미국과 유엔을 끌어들여 6·25 전쟁을 잘 방위했다”며 “휴전 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함으로써 국가가 안정된 가운데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건국전쟁’을 보다 눈물을 흘리셨다고.

“85세의 이 대통령이 4·19 학생들이 입원해 있는 서울대학병원을 찾아가 울음이 터질 듯한 모습으로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 하와이에서 작고해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올 때 연도에 선 시민들이 애통해 하는  대목에서 ‘민심이 바로 저거였구나’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송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언론으로부터 ‘이슬비 총리’, ‘울보 총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몇 번의 ‘눈물 바람’이 알려진 탓이다. 2011년 1월 남미 파라과이의 한국학교를 방문했을 때 색동옷을 입은 아이들의 재롱부터 큰 아이들의 태권도 시범까지 담긴 학예회 동영상을 봤다. 동영상이 끝나고 제가 인사말을 하는 순서가 됐다. 많은 교민, 선생님과 학생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며 함께 준비하는 모습이 떠올라 갑자기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했던 일도 있다.”

-총리 시절 노인복지에 기여한 부분은.

“노령연금 증액과 경로당 난방비 인상 등에 노력을 기울였다.”

-경로당 회원이신가.

“제가 아직 하는 일이 있으니까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입장은 아니다.” 

-노인 빈곤율 해결 방안이라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이 늦게 도입됐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차츰 개선될 것이다. 나라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기초연금 등을 차차 인상하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대책이 시급하다.

“복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야 마땅하나 가정에서 어느 부분을 커버했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부모 부양이라는 미풍양속이 있었으나 지금은 핵가족화가 돼 모든 것을 국가에 떠맡기는 형국이 됐다. 이는 재정 문제를 떠나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져온 가족 간의 유대, 상부상조 이것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김황식 전 총리는 인터뷰 말미에 “노인신문의 대표 격인 ‘백세시대’가 창간 18주년을 맞은 것을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노인 권익 증진에 힘써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프로필

▷1948년 전남 장성 출생 ▷광주제일고·서울대학 법학 학사 ▷제4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민사지법·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대법관 ▷21대 감사원 원장 ▷제41대 국무총리 ▷호암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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