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창간기획] 장노년 위한 서울 디지털 복합문화공간에 가다 “이제 키오스크 주문 어렵지 않아요”… 어르신들 디지털 배우고 체험
[백세시대 창간기획] 장노년 위한 서울 디지털 복합문화공간에 가다 “이제 키오스크 주문 어렵지 않아요”… 어르신들 디지털 배우고 체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4.22 13:40
  • 호수 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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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서북에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개관… 디지털 기기 체험·교육·상담

전문상담사가 1대1 지도… “방문 전 예약하면 족집게처럼 원하는 것 알려줘”

AI 로봇 바둑, 해피테이블로 즐거운 놀이도… 스크린 파크골프 예약 치열

고령자들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디지털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가 서울 영등포구(서남센터)와 은평구(서북센터)에 개관해 인기를 얻고 있다. 왼쪽은 서북센터에서 디지털을 기초에서부터 지도 받는 모습
고령자들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디지털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가 서울 영등포구(서남센터)와 은평구(서북센터)에 개관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서북센터에서 디지털을 기초에서부터 지도 받는 모습.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최근 음식점부터 마트까지 무인 단말기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하고 결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기기 이용이 쉬운 사람들에게는 편리하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 투성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어르신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방문해 쉽고 자연스럽게 디지털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어르신 중심 디지털 교육 공간인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를 열었다. 

영등포구에 조성된 서남센터와 은평구에 조성된 서북센터는 지난해 1월 말까지 시범운영을 거친 후 2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실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디지털 문제를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상담 등으로 재미있게 즐기면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기자는 지난 3월 말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서북센터(문의 1566-2891)를 찾아 운영 중인 프로그램과 이용 방법 등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AI 로봇 바둑을 즐기는 어르신.<br>
AI 로봇 바둑을 즐기는 어르신.

◇전문상담사 상주해 1:1로 디지털 상담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공약 사항 중 하나다. 디지털 사각지대에 몰린 고령층을 위한 어르신 전용 교육, 상담, 체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디지털 전문매니저들이 상주하고, 사전예약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은평구는 해당 사업 공모를 통해 1호점인 서북센터를 은평구 구산역 인근 청년 주택 2층에 유치했다. 운영시간은 월~토요일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동절기엔 오후 6시)까지며, 일요일은 시설점검 및 정기휴무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장노년층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 가능한 시설이다. 손주와 함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부모님을 대동해 방문하길 희망하는 청년들도 부담 없이 방문이 가능하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를 방문했다면 우선 입구에서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방문 여부, 성별, 연령대, 거주지 등을 묻는 모바일 문진표를 스마트폰을 통해 입력해야 한다. 이후 발급받은 QR코드를 입장, 퇴장할 때 찍으면 된다.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상담 ▲교육 ▲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디지털 소통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은 일상생활 속에 마주하는 디지털 기기 작동법에 대해 디지털 전문 상담사가 1:1로 맞춤형으로 알려주고 함께 해결하는 시간이다.

센터 내 상주하는 매니저는 디지털 상담을 통해 은행 업무, 배달주문, 열차 예매, 택시 호출 등 청년층에겐 익숙하지만, 노년층에겐 어려운 디지털 서비스 활용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이를 위해 매니저는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중장년 연령대로 세심하게 선정했다고 한다.

특히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패스트푸드, KTX·고속버스 예매, 무인민원 발급기, 카페 주문, 약국처방전 발급, 셀프계산대 등 12가지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용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한만년(68) 어르신은 “평소 키오스크가 있는 카페에 들어가면 버벅거리다 뒤에서 눈치 줄까봐 시도도 못 해보고 나가거나 뒤에 있는 젊은 사람들이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곳에서 연습을 미리 해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평소 자세가 굽었거나 불균형이라면 3D 체형진단분석기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전면, 후면, 측면까지 세 번 촬영한 뒤 약한 신체 부위에 알맞은 운동, 횟수까지 처방해 준다.

이준연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장은 “방문 전 예약을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어르신들이 불편해하는 부분들을 해결될 때까지 알려드리고 있다”면서 “집에서 자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땐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속상할 때도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몇 번씩 물어봐도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히 쉽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3회(오전 10시, 오후 1시30분, 오후 3시30분)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다.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여가·취미활동 등의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는 ▲OTT(넷플릭스, 유튜브 등) 이용 방법 ▲컴퓨터 타자연습 ▲휴대폰 사진 정리하기 ▲시간이 금방 가는 휴대폰 게임 ▲스마트 드로잉 ▲스마트폰 기초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금융 ▲디지털 범죄 예방법 ▲디지털각인기로 굿즈 만들기 등 다양하다.

이날은 스마트폰 기초 교육을 통해 편리하게 기초 설정을 하는 법부터 블루투스 연결하기, 기본 애플리케이션의 효과적인 사용법, 데이터 및 용량 절약 방법 등에 대한 강좌가 진행됐다. 오전 교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2명 정원이 꽉 찼으며, 대기를 걸어놓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실내에서 즐기는 ‘스크린 파크골프'

◇무료한 일상, 다양한 체험으로 즐겨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에는 놀이에 버금가는 즐거운 체험들도 가능하다. 인생네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인 사진관’, 로봇과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AI 로봇 바둑’, 실내에서 즐기는 ‘스크린 파크골프’, 고스톱 등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해피테이블’ 등이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놀잇거리다.

특히 AI 로봇 바둑을 즐기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바둑은 18급부터 9단까지 가능하며, 오목도 둘 수 있다. 로봇이랑 하면 자신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국이 가능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어 좋다는 평이다..

스마트 테이블로 터치하며 게임을 즐기는 해피테이블에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화투뿐만 아니라 생선 잡기, 풍선 터뜨리기, 윷놀이 등 47개의 게임이 내장돼 어르신들의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자도 이날 몇 가지 게임을 직접 체험해 봤는데,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쉽지 않았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었다. 

이곳에는 특별한 상주직원도 있다. 바로 커피와 차를 직접 만들고 서빙하는 로봇 바리스타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음료를 선택한 뒤 기다리면 로봇이 직접 음료를 제조하고 서빙까지 하는데, 주문번호를 입력하면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무료로 운영 중이다.  

모든 체험은 어르신들이 직접 디지털 기기를 조작해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돼 능숙한 기기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물론 처음 사용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전문매니저가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송영자(70) 어르신은 “평소 무료할 때가 많은데 이곳에 친구와 함께 오면 커피도 무료로 마실 수 있고 다양한 체험들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체험은 바로 ‘스크린 파크골프’다. 하루 3번(오전 9시반, 오후 1시, 오후 4시) 2시간씩 진행되는 스크린 파크골프는 2주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예약이 가능한데, 밤 12시에 새로운 날짜가 오픈되기 때문에 예약이 치열하다고 한다. 

이날 스크린 파크골프를 즐긴 정광철(71) 어르신은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겨울에 골프장이 휴장하다 보니 칠 곳이 없어 항상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지난 연말에 이곳이 오픈한 이후 서울시에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하루에 최대 8명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영웅 콘서트 못지 않은 피켓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스크린 파크골프는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오후 3시부터 현장 예약을 받아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연 센터장은 “보통 60대부터 80대 초반의 어르신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면서 “집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공간이 쾌적하고 편안하니 친구들과 같이 올 수 있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과 소통도 할 수 있어 좋다는 평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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