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후를 위해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라"
"활기찬 노후를 위해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라"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11.11 11:48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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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

일본 노인건강 학자이자 신노인회 회장인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98·사진)가 방한했다. 그는 지난 11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늙지 않고 잘 사는 법, 행복한 인생을 위한 나의 메시지’란 주제로 장수문화포럼 강연회를 가졌다. 히노하라 박사는 현재 98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의를 하면서 강연과 저술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으며, 2000년에는 진취적이고 활발한 노년층을 주축으로 한 ‘신노인회’를 발족했다. 히노하라 박사를 만나 ‘신노인회’와 노년기에도 자립적이고 열정적인 노년을 설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들어봤다.

Q. 일본이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일본 평균수명은 82.67세다. 여성은 86.05세, 남성은 79.29세다. 수명연장의 가장 큰 원인은 의학의 급격한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1938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보험제도 실시와 2000년부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작된 개호보험 등의 요인으로 인해 사망률은 줄고 장수하는 노인은 해마다 늘고 있다.

반면 출산율은 해마다 낮아져 현재 1.37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저출산 현상은 생산가능 연령의 숫자를 줄인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앞으로 생산력이 떨어지는 어려움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Q. 최근 일본에서 대두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노인문제는?
65세 이상 노인 스스로가 특권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노인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나이 먹는 것은 권리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자립은 신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노인 스스로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Q. 건강한 100세 노인들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현재 일본의 100세 이상 장수자는 4만39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80%가 여성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거동이 불편해 누워만 있거나 하루 종일 수발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의료비와 요양비용 증가를 초래한다.

건강한 100세 노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년의학의 진보는 물론 예방·예지의학이 널리 보급돼 모든 국민이 정기적으로 종합검진을 받는 등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노인을 75세로 규정하고자 주장한 이유는?
일본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부른다. 이는 50년 전 UN이 규정한 것이다. 1990년 전에는 ‘그래 봐야 인생 50년’이란 말이 유행가에도 나왔을 정도였지만 지금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82.67세가 됐다. 따라서 65세 보다 10세 높은 7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 신노인회 어떤 단체인가?
2000년 출범한 신노인회는 현재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두고 현재 34개의 지부를 두고 있다. 현재 1만208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서로 사랑하자 △창조적으로 살자 △인내하자 등 3가지 슬로건과 ‘평화’를 사명의식으로 갖고 있다.

신노인회는 75세 이상의 고령임에도 진취적이고 활발한 노년층을 지칭하며, 쇠약한 노인과는 별개로 자립적이고 활발한 생활을 하면서 고령의 나이에도 새로운 무언가를 스스로 배울 것을 제창한다.

신노인회는 20대 젊은이부터 고령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75세 이상을 ‘시니어 회원’(30%), 60세 이상을 ‘주니어 회원’(53%), 20세 이상을 ‘서포트 회원’(17%)으로 분류한다. 20대 이상의 젊은 서포트 회원들은 신노인회가 마련하는 대회나 연구회 등 노인들이 하기 어려운 준비 작업을 돕는다. 회원비는 연 1만엔(한화 13만원 상당)이다.

Q. 신노인회 시니어회원들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강의를 하는 이유는?
젊은 세대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전쟁을 겪은 시니어 회원들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생명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강연을 시작한 것은 24년 전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당시 어린이들에게 청진기로 자신의 맥박소리를 듣게 했다. 그때 어린이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강연 전후 어린이들의 반응도 현격하게 달라졌다. 강연이라고 해서 교단 위에서 설교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린이들 자리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청진기로 자신의 심장소리를 듣게 해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Q. 지루할 수 있는 노인문화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은?
새로운 일에 도전해라. 현역에서는 물러났지만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배워 학교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어린이들이 할아버지들을 존경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 할 수 있게 된다.

Q. 현재 건강상태는 어떻고, 관리는 어떻게 하나?
특별한 건강 이상은 없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데 현재 골밀도는 실제 나이보다 10세 정도 젊고, 청력은 70대 수준이다. 시력도 좋고 양쪽 모두 백내장 증상도 없다. 폐질환을 앓고 난 뒤 흉곽변형과 가벼운 기관지 확장이 보이나 혈액순환이나 뇌, 심장, 대동맥 및 사지 동맥은 문제가 없다.

오전 7시에 일어나 8시에 병원으로 출근한다. 오전은 병원진료나 회의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강연, 회진, 특별외래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오후 6~9시 사이에는 집으로 돌아간다. 밤에는 국내외에서 온 편지나 서류를 정리하고, 의학 잡지를 스크랩하고, 논문, 에세이, 서명 등을 쓴다.

평균 수명시간은 4.5~5시간 정도다. 숙면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평소 엎드려서 잠을 자기 때문에 2분 이내 잠이 든다. 출장을 갈 때는 가급적 계단을 사용 하고, 이때 복식호흡을 한다. 스포츠센터를 찾아 운동을 하거나 골프를 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근력운동이나 호흡훈련을 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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