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핑’ 도는 빈혈… ‘무조건 철분제 복용’은 잘못
머리가 ‘핑’ 도는 빈혈… ‘무조건 철분제 복용’은 잘못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5.13 15:14
  • 호수 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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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의 증상과 치료

철분 또는 비타민 결핍으로도 발생… 온몸에 힘 빠지고 얼굴 창백해져

다른 질환 신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 중요… 노인빈혈은 복합적 원인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갑자기 ‘핑’ 도는 어지럼증을 느끼면 보통 빈혈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어지럼증이 있다고 해서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시적인 증상으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증상이 수시로 반복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빈혈 자체가 특수한 질병이라기보다는 신체 내에서 어떤 질병이나 병적인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어서다.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속 적혈구가 담당한다.

◇빈혈의 원인

빈혈에는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 결핍성 빈혈’ 등이 있다. 철 결핍성 빈혈은 혈색소의 주재료인 철분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빈혈의 종류이다. 

철 결핍성 빈혈이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몸에서 철의 필요량이 증가한 경우다. 이는 미숙아, 영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체중이 증가하고 키가 크면서 체내의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음식을 통해 이를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중인 여성에서는 태아와 태반을 형성하는 데 많은 양의 철분이 필요하고, 적혈구 총량의 증가, 분만 시 출혈 등으로 인해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므로 철분 필요량이 임신 전보다 증가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위궤양, 치질,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 월경과다, 암 등에 의해 철분 소실이 증가한 경우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나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단, 혹은 소화기질환에 의한 철 흡수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조인성 대전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성인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철분의 필요량이 증가하는 연령이나 상태가 아니므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들의 경우 빈혈의 원인이 3~4가지 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타민 결핍성 빈혈은 혈구세포를 구성하는 DNA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 B₁₂나 엽산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 경우는 악성 빈혈로 불리기도 하는데, 적혈구 성숙과정에 장애가 나타나 골수의 조혈모세포(무형성빈혈)가 없거나, 조혈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골수이형성 증후군, 백혈병)되기도 한다.

◇빈혈의 증상

보통 빈혈이 나타나면 쉽게 피곤해지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피부는 혈색이 없고 창백해지며 많은 혈액이 지나야 하는 심장은 산소 부족으로 가슴이 뛰고 아프기도 하며 몸이 붓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을 할 때에는 쉽게 숨이 차기도 하고, 현기증과 두통 등의 증상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정신이 흐릿해지는 증상을 보이며,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진다.

빈혈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하려면 눈동자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동자 주변 하얀 부위에 핏줄을 볼 수 있는데, 눈동자 주변에 혈관이 잘 보이지 않고 하얀 부분이 평소보다 많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심장 기능이 안 좋은 노인의 경우에는 빈혈이 생기면 몸이 잘 붓는 증상이 생기게 되고, 아주 경미한 치매가 있는 노인은 빈혈이 오면 치매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빈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적혈구 지수를 포함한 일반 혈액 검사와 말초 혈액 도말검사가 포함된 선별 검사를 통해 적혈구의 수, 크기,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만약 빈혈로 진단이 된다면 더 자세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철 결핍성 빈혈은 궤양으로 인한 만성적인 출혈이 있어서 생길 수 있고 대장의 양성 용종, 대장암, 종양 또는 신부전으로 인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빈혈의 치료

빈혈 치료의 핵심은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해 주는 것이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급한 교정이 필요한 경우 수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증상만으로 스스로 빈혈을 진단하고 무조건 빈혈약 혹은 철분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인성 교수는 “정확한 진단 없이 단순히 약부터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 공급으로 쉽게 교정될 수 있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빈혈일 수 있으며, 대부분의 빈혈은 원인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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