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공모 ‘경로당 이슈, 이렇게 풀었다’ 수상자] 경로당 현안 푸는 아이디어·열정 빛났다
[백세시대 공모 ‘경로당 이슈, 이렇게 풀었다’ 수상자] 경로당 현안 푸는 아이디어·열정 빛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6.03 09:18
  • 호수 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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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반대 무릅쓰고 경로당 개혁 이뤄낸 강종일 회장 1등상 영예

회원 간 갈등, 식사 문제, 환경 개선 등 슬기롭게 해결한 80여편 응모

배신기 창원시 진해지회장(왼쪽)과 1등을 차지한 강종일 여좌1가경로당 회장에게 상장과 상금을 건네고 있다.
1등상 | 배신기 창원시 진해지회장(왼쪽)과 1등을 차지한 강종일 여좌1가경로당 회장에게 상장과 상금을 건네고 있다.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총무가 중병으로 장기입원하고 (경로당) 회장마저 다리 수술로 직을 사임하자 임시 총회를 통해 나는 떠밀려 회장직을 맡아야 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1가경로당 회원이었던 강종일 어르신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절 급작스럽게 회장직에 취임한다. 강종일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고리타분한 경로당을 개혁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한다. 하지만 회원들은 요구에 따르지 않았고 결국 그는 회장직 사퇴라는 벼랑 끝 전술을 편다. 

경로당에도 나가지 않고 두문분출하던 그는 회원들의 요청으로 사흘 만에 다시 경로당으로 돌아왔고, 개혁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고 타협을 본 후 회장직에 복귀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여좌1가경로당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백세시대가 창간 18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경로당 이슈, 이렇게 풀었다’ 수기 공모에서 영예의 1등상은 강종일 회장이 쓴 ‘한마음 한뜻이 된 美친 경로당’이 차지했다. 3월 22일부터 4월 26일까지 진행된 공모에서는 총 80여편의 글이 접수돼 현재 경로당이 겪고 있는 다양한 고민들과 문제를 진솔하게 토로하면서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로당을 사랑하는 애정을 담은 해법을 제시하며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임원진과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려는 회원과의 갈등을 풀어내는 내용이 많았다. 

경로당 활성화는 전국의 노인회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응모작들이 제시한 해법은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경로당이 벤치마킹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심사에만 2주 이상 소요됐을 정도로 아까운 작품이 많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강종일 회장의 ‘한마음 한뜻이 된 美친 경로당’ 등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1등을 수상한 ‘한마음 한뜻이 된 美친 경로당’은 ‘고스톱‧바둑만 하는 낡은 사랑방’이라는 경로당의 고질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회원들의 저항을 뚫고 과감한 개혁을 시도해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았다. 강종일 회장의 지휘 아래 회원 정리부터 대대적인 경로당 환경미화 등 재정비에 나섰고 그 결과 10명 내외가 활동하던 경로당 인원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고스톱‧바둑 일변도에서 탈피해 장구‧난타‧서예‧댄스‧당구‧탁구‧우쿨렐레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경로당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강종일 회장은 “억지로 맡긴 했지만 이왕 하는 거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경로당을 만들고 싶었다. 갈등도 겪었지만 결국 회원들이 적극 협조해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아름다운 경로당 문화를 가꿔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등상 | 이재호 구미시지회장(왼쪽)과 2등상을 받은 강상선 대동한마음타운경로당 회장.
3등상 | 김백문 무안군 비올레경로당 회장(왼쪽)이 오병옥 부회장과 함께 상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2등은 경북 구미시 대동한마음타운경로당 강상선 회장이 차지했다. 경로당에 만연한 회원 간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더 나아가 정부가 추진 중인 ‘경로당 주 5일 식사 제공’ 사업에서 참고할 만한 방법을 제시하며 호평을 받았다. 

경로당에는 하루에 많게는 수십 명이 오가며 식사도 하기 때문에 사소한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갈등으로 번지기도 하는데, 특히 식사 문제로 인한 감정 싸움이 많다. 대동한마음타운경로당 역시 이러한 문제를 겪었는데 강상선 회장의 적극적인 중재와 대안 제시로 해결했고, 20명 이상 식사 시 필요한 예산과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결식노인을 줄일 수 있는지 효율적인 방법도 제시하며 고득점을 얻었다.

강상선 회장은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우리 경로당이 해결한 방법을 공유하고 싶어 응모했는데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면서 “상금은 회원들과 함께 한끼 식사를 나누는데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3등은 10살 이상 많은 아파트 단지 ‘누님’들을 위해 두 달여간 가가호호 방문해 경로당을 개소한 후 초등학교 교장 경력을 살려 업그레이드를 시킨 김백문 전남 무안군 비올레경로당 회장의 ‘웃음꽃이 피는 스마트회관이 되기까지’에게 돌아갔다. 

대부분의 경로당이 외부 지원에 의존해 해결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예산을 조성해 경로당 문화를 만들어나간 후 추후 지원을 이끄는 방법으로 경로당 활성화에 성공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백문 회장은 “개소 전후 어려움이 많았는데 후배들과 회원들의 도움 덕분에 난관을 해결하고 웃음꽃이 피는 경로당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경로당을 배우고 즐기며 가고 싶은 ‘스마트회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영주 고양특례시 일산동구지회장(오른쪽)과 장려상을 수상한 김재숙 마두2동경로당 회원<br>
장려상 | 정영주 고양특례시 일산동구지회장(오른쪽)과 장려상을 수상한 김재숙 마두2동경로당 회원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왼쪽)과 김정부 읍내22통경로당 회장.<br>
장려상 |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왼쪽)과 김정부 읍내22통경로당 회장.
김성태 부안군지회장(왼쪽)과 유복임 야룡마을 경로당 회장.<br>
장려상 | 김성태 부안군지회장(왼쪽)과 유복임 야룡마을 경로당 회장.

이와 함께 특별회원 문제를 둘러싼 오랜 분쟁을 수습하고 화합하는 경로당을 만든 김정부 충남 서산시 읍내22통경로당 회장, 연간 계획을 짜 매월 특별한 이벤트 데이를 만들어 침체돼 있던 경로당에 활력을 불어넣은 김재숙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2동경로당 회원, 마을 주민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 쓰고 어르신들의 숙원인 경로당 신축을 이끌어낸 유복임 전북 부안군 야룡마을경로당 회장이 각각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임종을 맞은 경로당 회원들에게 근조화환을 보내는 문제를 경로당 근조기를 제작해 추모하는 방식으로 해결한 최성찬 강원 동해시 동회동 현대아파트경로당 사무장, 화투 대신 보드게임 ‘루미큐브’로 경로당의 활력을 불어넣은 김금자 부산 연제구 연산자이아파트경로당 회장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다.


[1등 작품 보러가기] 꼰대 이미지 벗어나 생기 넘치는 경로당으로 변신

[2등 작품 보러가기] 5개조로 편성해 식사 준비했더니 불만‧갈등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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