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정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北 추가 도발에 대비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정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北 추가 도발에 대비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6.10 10:09
  • 호수 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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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정부가 남북 간 상호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오물 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탄도미사일 18발 발사 등 집중 도발을 강행한 데 따른 맞대응 조치에서다.

정부는 지난 6월 4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9·19 군사합의 모든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효력이 정지된 9·19 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지상·해상·공중에서 양측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수차례 위반했고 다양한 도발 행태를 보여 왔다. 2020년 6월에는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최근에는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며 적대감을 드러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을 수시로 발사해 유엔 결의를 보란 듯 위반했다.

최근엔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5월 28~29일 260여 개, 6월 1~2일 720개의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무차별 살포하고, 서해상의 GPS 교란 공격을 통해 민간 차량 파손과 함께 인천공항 이착륙 중단 사태 등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정부의 9·19 효력 전면 중단은 이 같은 북한의 일방적 전면 파기 선언에 따라 유명무실화된 합의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껏 북한의 도발 유형에 따라 부분적으로 효력을 정지한 적은 있지만, 합의 전체를 효력 정지한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날 군사합의로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 우리 군의 모든 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 이내에서 포병 훈련과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 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대북 확성기는 북한에겐 아주 위협적인 대응 수단으로 통한다. 군은 과거 뉴스, 일기예보 등과 함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송출하곤 했는데, 야간에는 북쪽 20km까지 가청 범위가 늘어나 적잖은 북 장병들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이 같은 강력 대응으로 북한의 군사도발이 멈출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물 풍선 사태에 대한 우리 내부의 엇갈린 평가에서 보듯, 북한은 군사적 효과보다는 남한 내부의 갈등을 일으키는 심리전 차원에서라도 의도적 도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적반하장으로 우리 측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을 도발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남북한 무력 충돌 방지의 근거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소위 안전장치가 사라진 이상 접경지에서의 우발적 충돌이나 국지전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방공망을 뚫고 서울 상공을 휘저은 무인기나, 전국 주요 보안시설에 낙하한 오물 풍선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은 2010년 3월의 천안함 폭침과 11월의 연평도 포격 도발뿐 아니라 2015년 8월에는 목함지뢰 도발을 일으킨 전례가 있다. 특히 민간단체가 6월 6일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있어 조건부로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한 북한이 조만간 또다시 살포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무력도발을 감행할 것인 만큼 군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회색지대 전술(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에 초점을 맞춰 그에 맞설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경계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강 대 강의 대결이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미리 예측해 전술적 변화를 꾀할 필요도 있다. 군사적 대비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이 마음 놓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뿐 아니라 궁극적 평화 정착을 위한 창의적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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