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이슈, 이렇게 풀었다’ 공모전, 1등상 - ‘한마음 한뜻이 된 美친 경로당’
‘경로당 이슈, 이렇게 풀었다’ 공모전, 1등상 - ‘한마음 한뜻이 된 美친 경로당’
  • 강종일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여좌1가경로당회장
  • 승인 2024.06.10 15:01
  • 호수 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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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이미지 벗어나 생기 넘치는 경로당으로 변신

강종일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여좌1가경로당회장
강종일 경남 창원시진해지회 여좌1가경로당회장

코로나19로 세상이 한창 떠들썩하던 무렵,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1가경로당에는 보다 큰 어둠이 드리웠다. 경로당 총무가 중병으로 장기 입원하고 회장마저 다리 수술로 회장직을 사임하게 된 것이다.

임시총회가 열렸고 나는 등 떠밀려 회장직을 맡아야 했다. 정년퇴직 후 요가학원을 운영하며 노인대학 등에서 실버체조 지도자로 활동하느라 경로당에는 총회나 회식 모임에만 겨우 참석했었다. 마침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을 접고 집에서 쉬고 있어서 회장직을 수락했다.

회장으로서 먼저 경로당 생활패턴을 바꾸기로 계획했다. ‘꼰대’ 이미지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기고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지성적이며 생기 넘치는 경로당으로 바꾸기 위한 계획을 구상했다. 

회원들 처음엔 변화에 반발

회원들은 이러한 계획을 밝히자 과거 환경과 크게 달라지는 것에 반발했다. “지금처럼 편하게 지내면 되는 것이지 남의 간섭 받는 게 제일 싫다”는 것이었다. 특히 단체로 하는 프로그램에 결사 반대했다. 치매 예방에 좋다며 바둑‧장기‧화투에만 집중하는 기존 방식을 고집하며 “대다수 회원이 원하지 않는 일을 고집부리지 말라”며 비협조적이었다. 급기야 대화가 단절된 상태까지 이르렀다.

나는 회장직을 걸고 변화에 대한 의지를 밀고 나갔다. 그러다가 회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경로당에도 나가지 않은 채 두문불출했다. 얼마 뒤 긴급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 회장을 뽑지 못한 것이다. 긴급회의에 참석한 나는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것으로 합의하며 갈등을 매듭짓고 회장직에 복귀했다. 

회식과 노래방 단합대회로 의기투합한 우리는 회장의 의도대로 진행하되, 모든 계획은 회원들에게 알리고 허가를 받아 그 결과를 게시판에 공고하기로 했다. 2개월이 지나고부터 회원들이 서서히 성과에 호응하고 협력하면서 각종 프로그램에 하나둘 동참하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우리는 제일 먼저 회원 정리부터 했다. 전체 회원 22명 중 세상을 떠나는 등 여러 사유로 장기간 나오지 않는 회원 11명을 제명 처리했다. 그리고 신입회원 12명을 가입시켰다. 신입은 대체로 젊은 편이고 내가 나서서 영입한 회원들이다.

취임 한 달 후에 첫 번째 회의를 했다. 회장의 사업구상 동의안이 거의 다 의결됐다. 회장의 일성은 “먼저 밥상을 차려놓고 손님을 부르자. 현 상태는 고스톱‧바둑‧장기 말고 할 것이 없다. 경로당에 오면 다양한 취미 활동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테니 그 대신 단체 프로그램에 동참하자”고 회원들과 결의했다. 또 최우선적으로 회원 친목과 분위기 조성부터 다지기로 합의했다.

우리는 휴게실 실내 환경미화에 착수했다. 각종 부착물, 액자 등을 재배치해 산뜻하고 쾌적하게 바꿨다. 창가에는 운동기구 12종을 설치했고, 한쪽 공간에는 카페코너를 만들어 음료수‧과자‧커피 등 30여종의 간식거리를 비치해 자율로 먹을 수 있게 했다. 또 바둑‧장기를 비롯한 퍼즐게임, 교육프로그램용 대형 화이트보드도 추가로 들여놨다. 

휴게실‧화장실 등 쾌적하게 바꿔

욕실도 소변기를 폐쇄해 악취를 제거하고 변기에 장애인용 안전지지대를 신설했다. 온수기를 정비해 냉온수 샤워, 전신욕, 반신욕, 족욕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베란다에도 200권의 도서를 비치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노래방, 일광욕, 명상,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현관 출입문 벽면에는 스마트폰 사진동아리 작품 사진을 전시하고, 현관 밖에도 분재와 고급화분으로 꽃밭을 조성해 입구에서부터 이미지를 ‘스마트’하게 바꿨다. 10년간 사용하지 않던 반지하 1층에 실내 게이트볼 연습장을 만들었다. 2층에는 자원봉사단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탁구실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상담용 테이블과 컴퓨터를 설치하고, 당구‧탁구‧볼링‧컬링을 할 수 있는 게임기도 비치했다.

진해종합복지관 공모사업으로 회원들 수필을 모아 ‘여좌동 이바구 할배’란 제목의 수필집 150권을 발간해 배포하고 도서 500권과 주민 작품 등을 비치하며 인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여좌천 지킴이, 여좌천 걷기, 스마트폰 사진 찍기, 꽃 화분 꾸미기, 탁구 동아리를 만들어 분기별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스포츠‧취미 프로그램 운영

이외에도 장구, 난타, 우쿨렐레,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 1회씩 진행하고 있다. 회원 중에 지식층이 많아 재능기부와 협찬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로당의 변화와 함께 감춰뒀던 잠재력을 일깨워 이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재능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여좌동 행정복지센터와 여좌동 마을기업과 협약을 맺어 인문학, 명상, 라인댄스, 여좌천 해설사, 영어 통역사, 청소년 심리상담, 결혼주례, 웰다잉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회원 대상 바둑대회와 당구대회를 개최했다. 올해에는 제2회 대회를 개최해 게이트볼과 탁구대회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 티타임과 시사토론을 통해 노인과 경로당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아름다운 경로당 문화는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미(美)쳐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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