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만5세 취학, 잘 될 수 있을까
[이슈&이슈] 만5세 취학, 잘 될 수 있을까
  • 연합
  • 승인 2009.11.27 15:30
  • 호수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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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11월 25일 오전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제6차 보고회에 참석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고 경제활동 인구를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취학연령 1년 단축과 가을 학기제 도입 등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까.

이런 방안이 단기간에 실행되려면 재정 확보와 교원 수급, 교육과정 개편, 학교시설 재배치, 법령 개정 등 만만찮은 작업들이 뒤따라야 하는데다 많은 부작용도 예상돼 진행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외국 사례 등을 토대로 연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과거 정권도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학계 반발 등의 벽에 부딪히면서 논란만 무성하게 남긴 채 흐지부지됐다는 점에서 취학연령 단축 방안 등이 실행되더라도 단계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떻게 하나=만6세인 입학연령을 만5세로 앞당기는 것이 현실화되면 이를 일시에 시행할 때는 원래 그해에 입학 예정이던 만6세 아동과 그다음 해에 입학하는 만5세 아동이 한꺼번에 초등학교 1학년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면 두 연령대가 한꺼번에 한 학년을 형성함으로써 수업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대학입시 경쟁이 두 배로 치솟게 된다.

게다가 취학 연령 조정은 초등교원 수급 및 양성 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하고 교과과정 재편, 학교시설 재배치 등 각종 후속 대책이 필요해 도입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재정적 부담과 혼란, 부작용이 예상된다.

따라서 실제 조기입학정책이 가시화된다면 단계별 단축이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한 해에 25%씩 앞당겨 취학시키는 방안이 가능하다.

시행 첫해 만6세아와 함께 만5세아 가운데 1~3월생을, 그다음 해에는 만6세가 되는 아동과 함께 만5세아 가운데 1~6월생을, 그다음 해에는 만6세가 되는 아동과 함께 만5세아 가운데 1~9월생을, 마지막 해에는 만6세 중 9~12월생과 함께 만5세아를 입학시키는 방식이다.

4년 동안은 취학 대상이 현재의 12개월(1~12월)에서 15개월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이 차가 12개월이 아닌 15개월이 되며 5년째에는 만5세아만 입학하게 된다.

이를 좀 더 완화해 20%씩 조기 취학하게 하면 5년이 걸리는 셈이다.

아울러 매년 3월인 입학 시기를 다른 국가처럼 9월로 하는 가을 학기제를 도입한다면 취학 연령도 한꺼번에 0.5세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

◇과거 시도=참여정부 때인 2007년 2월 5일, 당시 한명숙 국무총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참석한 고위 당정 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한 ‘비전2030 인적자원 활용…2년 빨리, 5년 더 일하는 사회 만들기 전략’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등 인력부족 현상에 대처하고자 최대한 취직 시기를 앞당기자는 취지였다.
당시 대책으로 제시된 것이 군 복무기간을 단축하고 취학 시기를 단계적으로 앞당기며 3월 학기제를 9월로 바꾸고 1951년 이래 유지돼 온 ‘6-3-3-4’(초등 6년, 중ㆍ고교 각 3년, 대학 4년)인 학제를 좀 더 유연하게 개편하자는 것 등이 골자였다.

3월 학기제를 시행 중인 나라는 한국, 일본 등 극소수에 불과하고 9월 학기제로 전환하면 해외유학, 교수초빙 등의 과정에서 학기 불일치로 빚어지는 혼란과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학기제도 꾸준히 거론됐다. 앞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도 2005년 10월 취학연령을 1년 정도 당기고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16년인 수학연한을 1년 정도 단축하는 학제개편 추진을 제안한 바 있다.

◇외국사례는=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유럽연합 34개국과 아시아 6개국, 북미 2개국 등 총 42개국의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같은 만6세가 27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연합 21개국과 아시아의 일본, 한국, 홍콩, 호주의 대부분 지역, 그리고 북미의 미국과 캐나다 2개국 등이다.

만7세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인 곳은 10개국으로, 스칸디나비아 3개국과 동유럽 5개국, 스위스 일부 지역, 그리고 아시아의 싱가포르였다.

취학 연령이 만5세인 국가는 영국을 포함해 영연방 6개국이었고, 북아일랜드는 유일하게 만4세였다.
초등학교 입학 의무 연령은 조사 대상 20개국 중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 3개국이 만7세이고, 영국이 만5세이며, 나머지 15개국은 만6세로 보고됐다고 교총은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3월 학기제인 우리나라의 입학 연령은 엄밀히 말하면 6.2세로, 일반적으로 9월 학기제를 택해 5.5세에 입학하는 다른 나라보다 0.7세나 늦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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