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학사모 썼어요”
“난생 처음으로 학사모 썼어요”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12.16 19:07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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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 노인 한글교실 4년만에 첫 졸업생 배출

 

▲ 강원 화천군 노인 한글교실 졸업생 13명의 어르신들이 12월 11일 4년 만에 열린 졸업식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화천군지회(지회장 이진삼)와 강원 화천군이 설립한 노인 한글교실이 개교 4년 만에 제1기 졸업생을 배출해 화제다.

12월 11일 화천군지회에서 열린 한글교실 졸업식에는 4년간 반장으로 활동한 전춘규(71·여) 어르신 등 13명의 어르신들이 학사모를 썼다. 70~80대 어르신들로 구성된 한글교실의 특징은 모두 여성들이라는 점. 여자라는 이유로 공부를 하지 못한 한을 수 십년 만에 풀게 됐다.

노인 한글교실은 지난 2005년 이진삼 화천군지회장이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한을 풀어주고자 화천군에 교육비용 일부를 요청, 그때부터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한글교실에는 전직 교사로 이뤄진 3명의 강사가 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시간씩 한글교육을 비롯해 동화책 읽기, 레크리에이션, 노래, 휴대폰 문자보내기, 컴퓨터 교육 등의 교육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은행용지 작성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교육도 함께 가졌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뜨거워 수업시간 한 시간 전부터 나와서 수업준비를 하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매주 3차례만 하던 수업을 올해는 5차례로 늘렸다.

어르신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자 1년에 한차례씩 소풍도 마련했다. 올해는 지난 11월 인천 제부도로 소풍을 다녀오기도 했다. 한글교실은 내년에도 군과 협의해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진삼 지회장은 “학생들은 수업이 있는 날이면 곱게 화장도 하고, 옷도 예쁘게 차려입고 와서 공부를 하는데 수업시간 내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며 “즐겁게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볼 때 마다 뿌듯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화천군지회는 12월 10일 화천군노인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화천군지회 부설노인대학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갑철 화천군수를 비롯해 도의원, 화천군의회 부의장, 자원봉사센터 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대학 대표 이영순 어르신 등 60여명의 어르신들이 수료장을 받았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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