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장수 비결, 밥·김치·국·나물”
“백세장수 비결, 밥·김치·국·나물”
  • 장한형 기자
  • 승인 2009.12.19 15:04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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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 채소 데쳐 먹고 된장 등 발효식품으로 육류 대체
꾸준한 운동으로 노화 예방…남성백세인이 여성보다 건강
박상철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 발표

백세장수를 위해서는 밥과 김치, 국, 나물, 생선 등 전통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인 장수과학자인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 소장(서울대의대 교수)은 최근 제주도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NAPA2009 국제심포지엄’에서 백세장수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상철 소장은 “국내 백세인을 대상으로 ‘적당한 운동과 식사가 인간 수명 연장에 주는 효과’를 조사한 결과, 백세인의 장수 식단은 한국의 전형적 식단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심포지엄에서 밝혔다.

이번 ‘NAPA2009 국제심포지엄’에선 의학과 약학, 농학, 식품영양학, 운동생리학 연구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식품영양과 신체 활동이 노화, 비만 및 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 소장에 따르면 한국의 백세장수인들은 채소를 먹을 때 생으로 먹기보다는 항산화 비타민 A, C, E 등이 파괴되지 않는 데친 채소, 즉 나물을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었다.

박 소장은 “채소를 데치면 생으로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고, 데치는 과정에서 채소의 독성물질이 빠지는 대신 비타민 등 영양소가 보존되기 때문에 건강한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세인들의 장수비결에서 과일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과일에 항산화 효과를 제외한 특별한 성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박 소장은 분석했다.

음식물과 호흡으로 인체에 들어간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이나 과격한 운동, 휴식부족, 지속적인 스트레스 노출 등의 상황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는데,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해 장기손상과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이 항산화 효과다.

또, 박 소장은 “우리나라 백세인들은 육식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는 육류에만 있는 비타민 B12를 김치와 간장,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세인들은 전통음식의 섭취와 함께 꾸준한 운동으로 노화를 방지하고 근골격계를 튼튼하게 유지시켜 골절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연구팀이 생활 속에서 흔히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을 운동에 적용시킨 새로운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어 70대 노인 150명을 대상으로 운동프로그램 적용 전과 후의 변화를 테스트한 결과다.

테스트 결과,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전 일반적인 70대 노인은 ‘눈 감고 외발로 서기’ 동작을 3초 정도 밖에 유지하지 못했지만,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한 뒤에는 지속시간이 40~50초로 늘었다.

박 소장은“‘등 뒤에서 양손 잡기’나 ‘허리 펴고 땅 짚기’ 등의 유연성 테스트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70대 노인의 경우 균형감각을 통한 민첩성, 유연성이 발달하면 낙상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노인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100세 이상 고령자의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적지만 건강상태는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소장은 “이는 남성 위주의 문화와 식단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밖에 전통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나은 대우와 간병을 받고, 학력상태도 더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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