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부 이야기’ 인기몰이
‘늙은 부부 이야기’ 인기몰이
  • super
  • 승인 2006.08.17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사랑 보다 아름다운 마지막 사랑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두 노인 커플이 번갈아 가며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학로에서 웬 노인들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늙은 부부 이야기’를 살짝 공개해야 할 것 같다.  


‘늙은 부부 이야기’는 황혼의 나이에 만난 두 노인이 부부가 되어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로 중견배우 이순재와 성병숙, 이호성과 예수정씨가 각각 커플로 더블 캐스팅 돼 아름다운 노년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연극에 대해 혹자는 ‘늙은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 나이에 아직도 ‘낭만이나 설레임이 존재하냐’라고 손사레를 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연극은 첫사랑 보다 더 풋풋하고 살가운 사랑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애절한 사랑까지 담겨 있어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전해 준다.  


‘늙은 부부 이야기’는 이미 2003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인정을 받은 작품으로 배우자를 사별하고 혼자서 외롭게 지내던 할아버지가 짝사랑하는 할머니 집을 무작정 찾아 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로 의지할 곳 없이 외로웠던 두 노인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달콤한 신혼 속으로 빠져든다. 아기자기한 신혼방도 꾸미고 닭살스러운 대화도 오고간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가 꿈꾸는 부부의 모습,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렇게 두 노인의 사랑은 젊은 시절 나누었던 사랑 못지않게 애틋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할머니가 불치병에 걸리면서 뜻하지 않은 이별을 맞게 된다. 이때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주인공들의 변신이다. 국민의 아버지로 익숙한 이순재가 ‘날라리 신사’로 변신해 동두천의 제일가는 바람둥이를 연기하고, ‘발칙한 미망인’으로 성우에서 배우로 입지를 굳힌 성병숙은 터프한 욕쟁이 할머니로 변신한다. 또 다른 커플인 연극계 최고 연기자로 잘 알려진 이호성은 굵직한 음성으로 느끼하고 걸쭉한 바람둥이로, 예수정은 욕쟁이 할머니의 내면을 섬세하고 깊은 연기로 선보인다. 


요즘처럼 젊은이들의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 영화, 연극이 주를 이루는 이 시대에 ‘늙은 부부 이야기’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중장년층만 아니라 20, 30대까지 대학로 소극장으로 몰려들게 하고 있다.


한편 12월 공연 전회 매진을 기록한 ‘늙은 부부 이야기’는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로 2월 5일까지 연장공연 한다.

대학로 소극장 축제 / 2월 5일까지 / 문의 02)741-393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