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금요칼럼] 백세시대, 노년의 가려움 긁어주고 희망 대변해야
[창간기념 금요칼럼] 백세시대, 노년의 가려움 긁어주고 희망 대변해야
  • 관리자
  • 승인 2009.12.28 14:00
  • 호수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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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배 연세대학교 교수
백세시대의 창간 4주년 및 지령 제200호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과거 노인 관련 신문들이 1~2년을 넘기지 못하고 정간되는 사례가 많이 있었는데 백세시대은 4년 넘게 발간되면서 대한민국 노년들의 대변지로 발전하고 있는 데에 대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필자도 1년에 몇 차례 금요칼럼을 집필하면서 늘 독자들에게 유익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몇 마디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백세시대은 긍정적인 노년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 줘야 합니다. 노년시대사가 신문의 이름을 ‘노인’이 아니고 ‘노년’이라고 함으로써 보다 긍정적인 노년의 이미지를 나타내려고 한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입니다.

개인, 가족, 단체, 지역사회 차원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노년의 모습을 보다 더 많이 보도해서 긍정적인 노인문화를 선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신문이 지향하는 ‘노년시대’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신체적 쇠퇴와 더불어 의존성이 높아가는 노년기에 이를 지혜롭게 극복해 가는 노년의 모습을 아주 자세하게 그려줄 필요도 있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갖고 있는 어느 일간지를 구독하고 있는데 어느 날 너무도 시의적절한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는 기사를 보고 편집진과 기자들의 시대감각에 감탄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이런 것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라고 느끼는 그 날 조간을 열면 내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의 기사가 아주 자세히 나와 있는 것이지요.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탄의 경영이라고나 할까요.

백세시대도 주간지로서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노년의 삶을 심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정부의 노인정책에 대한 참신한 선도자, 그리고 냉철한 비판자가 돼야 합니다. 노년의 특성과 욕구는 다양합니다. 정책도 이러한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부는 정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결정하지 못한 채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채택할 수도 있습니다.

백세시대은 정부예산의 범위 안에서 그 예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노년의 삶의 질을 가장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노년의 사회적 이슈 중 저는 개인적으로 ‘상담’과 ‘권익운동’은 아직 미개척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전문상담제도를 도입하고 노인권익운동을 향상시키는 데 백세시대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경영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노년과 관련된 어느 특정한 단체의 홍보매체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정보제공과 사회비판을 통해 여론형성을 하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가끔은 특종기사가 있어야 하고, 어떤 사건에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신문은 잡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짜릿한 흥분을 자아내거나 시원하게 등을 긁어주는 기사가 있어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노년의 삶을 보여준다는 게 좀 지루하고 ‘그 나물에 그 반찬’ 과 같은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노년단체 활동이나 소개하고, 유명인사라는 사람들의 훈계 같은 기사만으로는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노년층에 많은 인구가 있고 그 삶이 다양해지면서 노년의 문제 영역에도 매일 깜짝 놀랄 사건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건들은 시간이 가면서 점입가경 식으로 발전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건들을 시리즈로 다루게 되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세인의 관심을 받을만한 기사를 내보내면 다양한 독자층도 만들어질 것입니다.

넷째, 폭넓은 독차층을 확보해야 합니다. 신문의 독자층이 얇으면 영향력도 약합니다. 500만 노인이 있다고는 하나 그들 모두가 여론형성자들은 아닙니다. 따라서 향후 노년으로 편입될 예비노년층도 독자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50대의 독자에게도 실질적으로 흥미가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들은 자아실현성이 강하고, 사회참여성향이 높으며, 신노년문화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한 성역할 차이가 별로 크지 않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비교적 활발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백세시대도 그러한 특성을 반영한 기사와 특별기획이 있어야 합니다.

구미에서는 권익운동 이외의 모든 영역에서 노년과 비노년을 별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노년단체의 회원가입은 대부분 50대부터 가능하고, 노년에 관한 신문기사인데도 예비노인에게 유익한 정보가 됩니다. 이왕이면 청장년층에게도 노후준비를 위한 읽을거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백세시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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