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의 선비론] 선비의 36도(道)와 현대인
[이동희의 선비론] 선비의 36도(道)와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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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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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면을 통해 선비의 아홉 가지 기본자세인 ‘구용(九容)’을 살펴봤다(26호). 그리고 아홉 가지로 자기의 사고방식(思考方式)을 현대적으로 점검해 보는 구사(九思)를 돌이켜 봤다(29호). 참으로 선비의 갈 길, 언행 그리고 사고방식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다른 종교가 내세와 천당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면 선비는 생전의 현세를 이상사회로 만들기 위해 그 리더로서 언행을 철저히 했다. 많은 선비들이 호학(好學)으로서 과거에 응시해 사대부(士大夫)가 되지만 전국 각 고을에 묻혀 있으며 모두가 고루 잘 살 수 있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이룩하는데 등불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상사회를 고을에서 이룩하기 위해 선비는 구용(九容)의 자세로 구사(九思) 36도(道)를 실천하기로 지성(至誠)을 다 했다. 그래서 선비는 비록 가난하지만 자랑스럽게 그 빛을 발휘해 고을에서 존경을 받았다. 이로써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의 보편화가 이 나라의 인격인 조선조의 국격(國格)으로 국제적 존경도 받았다.


선비의 36도는 현대인의 생활 속에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 한낱 옛말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적 지성인이 참고해 실천에 옮겨야 하는 우리 고유의 리더십의 내용이기도 하다.


그 36도 가운데 열다섯 가지를 살펴본다.

 

하나, 선비는 머리 속에 늘 먹물이 들어 있어야 한다. 항상 호학(好學)의 이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 선비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줄줄 외울 수 있어야 한다. 즉 자기 전공에 강해야 한다.

 

셋, 선비는 어느 자리에서나 한시(漢詩)를 즉석에서 지을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인도 문(文), 사(史), 철(哲)의 교양과 시(詩), 서(書), 화(畵)의 정서가 겸비돼야 한다.

 

넷, 확고한 주관이 있어서 좀 고집스러워야 한다. 사회적 공론(公論)에 앞장 서야 한다는 말이다.

 

다섯, 군자(君子)로 자처할 수 있는 조행(操行)이 있어야 한다. 선비는 사회적 매너를 강조했다.

 

여섯, 말은 어른스럽게 해야 한다. 청산유수(靑山流水) 같은 말은 신뢰가 없다. 신중한 말을 해야 한다.

 

일곱, 말 보다 실천(實踐)이 앞서야 한다. 언행일치(言行一致), 학행일치(學行一致)가 중요하다.

 

여덟, 의리(義理)를 중(重)히 여겨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으로 사회의 동지애(同志愛)를 가져야 한다.

 

아홉, 남의 장점(長點)만 말하고 단점(短點)은 꼬집지 않는다. 현대적 처세술이기도 하다.

 

열, 남의 일을 화제에 올리지 않는다. 현대적 개인주의와 인권 존중의 의미를 말한다.

 

열하나, 주관보다 옛 선현의 말을 인용해 주장 한다. 논어, 성경, 불경의 명구를 활용한다.

 

열둘, 자기보다 낮은 사람들과도 사귄다. 특권의식을 불식해 후덕(厚德)해야 한다.

 

열셋,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한다. 현대적 상경하애(上敬下愛)의 처세술이다.

 

열넷, 사사(私事)로운 일 보다는 공사(公事)를 앞세운다.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이념이다.

 

열다섯, 아첨(阿諂)하지 않는다. 의연하게 자기 갈 길을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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