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이는 어르신 기부행렬 줄이어
한파 녹이는 어르신 기부행렬 줄이어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1.16 12:46
  • 호수 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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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팔고 쌈짓돈 모아 어려운 이웃에 전달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거금을 선뜻 내 놓거나 어르신들이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해 혹한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

김영권(79·경남 진해) 어르신은 최근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한 1000만원을 지역 방송국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김 어르신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에도 폐지를 수집해 마련한 1000만원을 방송국에 기탁한 바 있다.

김 어르신은 “20여년 전 군무원을 마치고 퇴직한 뒤 건강관리 차원에서 폐지 및 재활용품 수집활동을 시작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이웃을 조금씩 도운 것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또 대전 서구에서 혼자 사는 이효정(78) 어르신도 1년 동안 틈틈이 모은 폐지를 팔아 마련한 10만원을 대전 서구노인복지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어르신은 10년 전부터 시니어클럽이나 지역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얻은 소득으로 근근이 생활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집 근처에서 폐지를 수거해왔다.

이번 기탁은 평소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돌려주고자 1년 동안 틈틈이 모은 폐지를 팔아 얻은 수익금 10여만원을 복지관 측에 전달했다.

특히 이 후원금은 이 어르신이 병원에 갈 치료비가 없어도 쓰지 않고 모은 돈이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대전 서구노인복지관 장 곡 관장은 “갑부들이 내는 몇 천만원 보다 값진 성금”이라며 “좋은 일에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경로당이나 노인대학 등 어르신들이 쌈짓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한 곳도 있다.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지회장 이 훈)는 지역 경로당과 노인대학 등에서 모금한 22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어려운 이웃에 전달했다.

천안시지회는 지난 3월 농협중앙회 천안시지부로부터 황소저금통 640개(시가 600만원 상당)를 협찬 받아 관내 28개 분회, 630여개 경로당, 3곳의 노인대학 등에 배부해 회원들로부터 자발적인 성금모금 활동을 폈다.

시내 3만여명의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정성과 마음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100원이든 500원이든 생각나는 대로 저금통을 채워갔다.

어르신들이 9개월 동안 모은 성금은 총 2200여만원. 이 성금은 지난 12월 1800여만원을 지역 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또 모금액 가운데 370여만원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고아원, 요양원, 양로원 등 3곳에 전달했다.

이 훈 지회장은 “늘 사회의 도움을 받는 어르신들이지만 이번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작은 봉사를 해 보자는 마음으로 성금모금 운동을 폈다”며 “3만여 어르신들의 정성이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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