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꺼지지 않는 열정의 주인공을 만나다
새해도 꺼지지 않는 열정의 주인공을 만나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1.19 16:04
  • 호수 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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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노년」 보도 그 이후…

본지가 ‘도전하는 노년’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소개한 활기찬 노년의 주인공들. 경인년 새해를 맞아 이 어르신들은 어떤 각오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본지 인터뷰 보도가 나간 뒤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일약 ‘스타’가 된 어르신도 있었고, 처음 도전한 노인성상담사 분야에서 ‘베테랑’이 된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이 어르신들의 공통점은, 다들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며 분초를 다투는 바쁜 생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본지가 소개한 활기찬 노년의 주인공들 가운데 6인을 다시 만나 노년세대에 전하는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편집자註>

“백세시대 보도 후 전국 스타됐어요”

충북 제1호 시니어 가수 오신애(74·82호) 어르신

충북 제1호 시니어 가수 오신애(74·제82호) 어르신은 지난 2007년 1집 앨범을 낸 뒤 올해 2집을 준비 중이다. 1집 타이틀곡 ‘인생은 70부터’가 호응을 얻은 뒤 노인대학을 비롯해 지역 복지관, 병원 등 150여 곳에서 공연을 해왔다.

또 본지 보도 이후 중앙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 지역신문 및 방송 등 수 많은 언론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고 일약 전국스타로 발돋움했다. 1년 전부터는 가수활동뿐만 아니라 색소폰도 배우기 시작해 최근 참가한 합주공연에서도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르신은 올 봄부터는 ‘이별은 싫다 싫어’ ‘음성이 좋아요’ ‘그때는 왜 몰랐어’ 등 2집 앨범에 삽입될 노래 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젠 노인성상담 베테랑이 됐지요”

노인성상담사 도전한 곽삼덕(66·155호)씨

노인성상담사에 도전했던 곽삼덕(66·155호)씨는 지난해 5월부터 인구보건복지협회 노인성상담실에서 성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노년세대들의 성문제를 함께 고민한다. 하루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6건 성상담활동을 한다.

노인성상담사에 뛰어들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은 노인성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이제 베테랑 상담사로 통하는 곽씨는 “이 일을 하면서 성상담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며 “우선 노인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이를 위해 내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후배들 보살피며 무대 즐기고 있지요”

실버패션모델 김영복(76·81호) 어르신

직접 만든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멋진 워킹을 선보인 김영복(76·제81호) 실버패션모델협회 ‘판타지’ 회장은 3년 동안 맡아왔던 회장직을 1월 7일 후임에게 물려줬다. 그렇다고 무대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무대에 올라 50~60대 쟁쟁한 시니어 모델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0여명에 이르는 환타지 멤버들이 무대 위를 주름잡았지만 최근에는 중장년층 모델들이 새로 영입되면서 이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조언을 해주는 선임자가 됐다. 김 어르신은 “처음엔 마냥 무대에 서는 것이 흥분되고 설레었지만 이젠 관객들과 공감하면서 무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들과 함께 작업할 거예요”

마포문화원 실버VJ 김도환(65·93호)씨

김도환(65·제93호)씨는 마포문화원에서 4년째 실버 VJ(Video Jockey·영상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실버 VJ 미디어 영상학교’가 첫 선을 보인 직후부터 줄곧 회장직을 맡아오면서 노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올해는 마포지역에 있는 애니메이션고등학교와 연계해 동영상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젊은 감각과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고, 어르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외에도 지난해 8월 PD로 활동하던 소출력방송 마포FM 이사직을 비롯해 탈북자를 위한 가이드, 노인교통안전 강사 등 봉사활동도 꾸준히 실천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껏 행사만 300회 출연했어요”

실버내레이터 모델 최영금(70·78호) 어르신

실버내레이터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최영금(70·제78호) 어르신은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낸다. 지난 2005년 대한노인회 일산동구지회 취업지원센터에서 실버내레이터 모델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5년차다. 3년 전부터는 일산 ‘해피월드복지관’에서도 중소기업 안내 도우미를 비롯해 행사 진행, 선거행사 도우미, 단체 및 기업 사진 모델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잇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참여한 크고 작은 행사만 해도 300여건에 이른다. 최 어르신은 현재 실버내레이터 모델 모임에서 회장을 맡아 2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모임 멤버 가운데 유일한 부부커플인 최 어르신은 남편 김형진(74)씨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노인기관서 연주봉사활동 시작했어요”

‘시니어 실내악단’바이올린 연주자 송예경(71·156호) 어르신

‘시니어 실내악단’ 바이올린 연주자인 송예경(71·156호) 어르신은 지난해 1월 29일 서초구 양재노인종합복지관이 마련한 오디션에 참가해 경합 끝에 당당히 합격해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가 컸었다. 이후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피아노, 플루트 등 총 10여명 남짓한 단원들과 매주 목요일 2시간씩 호흡을 맞춰왔다.

지난 연말에는 치매노인보호센터, 복지관 등 3차례 공연도 가졌다. 송 어르신은 이화여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한 뒤 대학시절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온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하지만 바이올린을 손에서 놓은 지 벌써 50여년이나 되다보니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최근엔 연습용 바이올린까지 구입해 틈틈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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