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病’ 소리 없이 다가와 건강 위협
‘침묵의 病’ 소리 없이 다가와 건강 위협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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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서울 청담동에 사는 J씨(남·62세)는 무릎 관절이 시리면서 힘이 없어 병원을 찾았다가 골다공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골다공증하면 여성들이나 걸리는 병으로 생각했기 때문. 또 골다공증은 온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며 허리가 굽고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자신은 너무 멀쩡해 의사의 골다공증 진단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을지병원 류마티스 내과 주영실 과장은 “대개의 사람들이 골다공증 하면 상당히 극적인 상태를 연상하고 ‘나는 팔, 다리에 아픈 증상이 없으니 골다공증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골다공증은 골절 즉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전혀 증상 없이 진행되는 침묵의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뼈는 사람의 몸을 지탱하고 외부에서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에 대해 몸의 중요한 기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뼈는 집으로 비유하면 기둥과 서까래로서 우리 인체를 직립으로 똑바로 서게 해주고 인체의 모양을 형성케 하는 중요한 버팀목의 기능을 담당한다.

 

성인 남성은 체내에 약 1000g, 성인 여성은 약 700~800g의 칼슘이 있는데 이 칼슘의 99%를 뼈에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방출하기도 하며 성장과 소멸, 생성을 계속한다.


사람의 몸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가지 형태의 200여개의 뼈가 있는데, 뼈의 양은 30대까지 증가해 최고치에 도달한다. 그 이후로는 남녀 모두 점차 감소되는데 건강한 사람의 뼈는 밀도가 촘촘해 골절의 위험이 적은 데 반해 허약한 사람의 뼈는 그렇지 못하다.

 

뼈가 약해져 생기는 대표적인 병이 골다공증이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정상적인 뼈의 감소량보다 빨리 감소되어 뼈 조직이 가늘어지고 마치 무에 바람이 든 것처럼 뼈의 조직이 허약해져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되는 병을 일컫는다.


골다공증은 주로 폐경기 전후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서도 발견된다. 그 원인은 무리한 다이어트나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등 부적절한 식생활에서 찾을 수 있다. 노년층은 주로 골밀도 손상률이 척추에서 생기는데 젊은 여성의 경우는 대퇴부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골다공증이 되면 왜 위험할까?


골다공증이 되면 뼈의 골량이 감소하고 뼈 미세구조의 연결 마디가 끊어져 외부의 가벼운 충격에도 손목뼈, 고관절(엉치와 다리의 연결부), 척추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그런데 골다공증에 의한 대퇴부 골절이 발생하면 15~20%가 일년 안에 사망하고, 40%는 계속 누워서 평생을 지내야 하며, 20%는 남의 도움이 있어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환자 개인이나 가족에게 커다란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안겨주게 되는 셈. 또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 뼈가 부러지면 허리가 굽어지게 되고 키가 작아지는 결과도 생긴다. 더욱이 여러 개의 척추 뼈가 부러지면 허리가 크게 굽게 되어 숨쉬기가 불편해지고 소화가 안 되며 헛배가 부르는 등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골다공증 초기에는 겉모양이나 X선 사진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등에서부터 허리에 걸쳐 무겁고 아프다거나 쉬이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 이 증상은 골량의 감소 시작이 등뼈에서부터 생기므로, 약해진 등뼈를 지탱하기 위해 과다한 근력을 필요로 하는 것에서 유래되는 일종의 피로감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겉모양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정도로 등이나 허리가 구부러져 소위 ‘꼬부랑 노인’이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X선상에서 확실하게 척추의 변형이나 압박골절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척추 변형이나 압박골절로 인해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 장애도 만만치 않게 나타난다.


골다공증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초기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자신이 골다공증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흔하다. 유병률이 의외로 높은 것이 특징으로 최근 통계에 의하면, 국내 5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꼴로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은 나이든 여성에게만 생기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구가 계속되면서 남성에게도 상당한 위험성이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전체 골다공증 환자의 약 20% 정도가 남성이며, 미국의 경우 230만명의 남성 골다공증 환자가 있고, 1180만명의 남성이 골다공증의 전단계인 골감소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골다공증에 잘 걸리는 사람은?


우선 질병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젊었을 때 난소를 들어낸 여성, 만성신부전증이나 만성관절 류마티스 등으로 인해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월경불순이나 위장을 수술한 사람, 간장과 신장에 질환이 있는 사람, 자주 설사를 하는 지방변증, 당뇨병 환자도 골다공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체질관계에서는 몸이 비교적 작고 마른 사람, 식성이 까다로운 사람,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칼슘 섭취가 적어서 뼈에 강도를 줄 수 없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생활습관으로는 채식주의자와 우유를 마시기 꺼려하는 사람, 소식하는 사람 등이 칼슘이나 비타민D가 부족 되기 쉽다. 그리고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흡연자, 짠 것과 단 것을 즐기는 사람,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주의 대상자. 또 외출하기를 싫어해 집에만 있는 사람이나 주야가 바뀐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은 햇빛을 받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체내에서 비타민D의 합성이 적어지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남녀 모두에게 생기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약 6배 더 생길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여성은 폐경기 후에 여성호르몬, 즉 에스트로겐 생산이 중지되며 뼈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 폐경기 이후에는 이제까지 뼈의 강도를 유지해 준 여성호르몬이 약 10분의 1정도만 분비되기 때문에 골 위축이 뒤따르게 된다.

 

그리고 50세 이후부터는 1년마다 3%의 비율로 뼈의 칼슘량이 감소되어 간다. 그러나 남성은 5분의 1이나 10분의 1 정도의 속도로 감소될 뿐이다. 이 외에도 남성들은 대체적으로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사춘기 때부터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어 골격과 근육을 강하고 비대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여성보다 골다공증이 생길 확률이 낮다. 그러나 남성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골다공증 진단과 치료는?


골다공증은 골 밀도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골 밀도 검사를 해서 결과치가 -1 이상이면 정상으로 분류하고, -1~-2.5 사이면 약간 진행이 덜 된 상태인 골감소증으로 분류하며,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골감소증은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나이에 따라 계속 골 밀도가 떨어지므로 골감소증부터 예방차원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골다공증은 당연히 치료의 대상에 들어간다.


특히 65세 이상의 모든 여성이나, 65세 이하인 경우라도 과거에 골절이 있었거나 장기간의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여성 등은 반드시 골 밀도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골다공증은 골 밀도 검사 등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비한다면 예방과 치료가 모두 가능한 질환이다. 골다공증 치료는 칼슘제, 비타민D, 여성호르몬, 비스포스포네이트 등의 약물이나 칼시토닌 주사 및 흡입제 등으로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제는 여성호르몬제와 비스포스포네이트라는 약물. 이 중 여성호르몬은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가장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약으로 뼈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 이외에도 심장 및 뇌혈관질환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다.


또 치매 방지, 우울증 치료 및 폐경 후 여성의 비뇨기 증상을 개선시키는 등의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환자들이 꺼리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암 발생 위험도는 여성호르몬제를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또 치료 시 암 예방요법을 반드시 병행하고 있어 크게 우려 할 상황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그대로 살린 여성호르몬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가족 중에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 또 혈전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여성호르몬제의 사용을 피하고, 비 호르몬성 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제를 사용한다. 이 약 역시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을 예방하는데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좋은지는 골 밀도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골다공증은 하루아침에 뼈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35세 이후부터 서서히 발전하는 질환이다. 젊었을 때의 생활습관, 식사습관, 운동습관이 골다공증의 발생시기에 영향을 미친다.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 칼슘이 많은 식사, 일광욕과 같은 일상생활의 세 가지 원칙을 젊었을 때부터 습관화하면 골량을 최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 칼슘량이 다소 감소해도 쉽게 골절이 되는 위험성은 없게 된다.


 장옥경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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