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용두사미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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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용머리에 뱀의 꼬리라는 말이다. 요사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각종 불미스러운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진다.

 

그 때마다 사정당국이나 관계기관은 추상같은 법을 적용해 다시는 재발치 않도록 뿌리를 뽑고, 나아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발표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마치 먼 옛날이야기처럼 치부해 버린다. 국민들은 정부의 이러한 행동을 신뢰하지도 않고 관심도 갖지 않는다.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굳이 한가롭게 정부의 일갈에 귀를 기울일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얼마 전 대기업에서 납품하는 학교 급식문제로 온 국민이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애꿎은 어린 학생들과 일부 기업체의 구내식당에만 국한된 사건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2년 전 불량만두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시끌벅적할 때도 정부는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한 채 유야무야 종결해 버렸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때 마다 관계부처 책임자 어느 누구도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서로 책임만 떠넘기려는 듯한 작태와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안일한 자세가 문제인 것이다.


어찌하여 정부는 특정 부서의 눈치만 보는 것인지, 왜 과감하게 법 집행하는 것을 망설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학교 불량식품 사건도 그렇다. 방학이라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옳지 못한 생각들이 국민들로부터 더욱 큰 불신을 사고 있다.


관계부처의 자녀들도 해당학교에서 급식을 제공 받고 있을 텐데 마치 남의 일인 냥 대처한다. 이러한 그들의 자세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보이지 않는 원성과 비난을 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디 한 군데라도 국민들이 마음 놓고 편안히 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럴 때면 차라리 ‘용두사미’가 아닌 ‘사두용미’라도 돼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속 시원히 국민들 마음을 쓸어줄 수 있는 법질서가 아쉬워진다.

 

이훈열 연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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