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재혼, 사회적 논의 필요한 때
노인 재혼, 사회적 논의 필요한 때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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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어머니, 아버지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TV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열아홉 순정’에서 거론된 노인문제를 놓고 토론이 한창이다.


이날의 토론 주제는 홀로되신 어른들의 재혼문제였다. 노인들의 제반문제를 놓고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얘기하고 있었다. 부모를 둔 자식들이라면 다른 얘기들은 쉽게 꺼낼 수 있지만 ‘우리 부모님 문제다’ 하면 주춤거리는 것이 사실이다.

 

방송 내용 가운데 귀를 솔깃하게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황혼의 노인들을 재혼시켜주는 부서를 마련해 인기리에 업무를 집행한다는 것이었다.

 

발 빠르게 노인문제를 해결하려는 과감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유교적 생활관습에서 외면당한 것이 바로 노인들의 재혼문제였다.


얼마 전 한 친구는 자신의 형님이 재혼을 하려고 했는데 자식들의 반대로 갈등하고 있다고 했다.


반대 이유는 결혼 상대 할머니가 재혼할 경우 아파트나 땅문서를 자기 앞으로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올해 70세인 친구의 형님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인다고 했다.


노인복지법이니, 노인문제상담소니, 이제는 인간의 본성을 투명하게 다뤄 나갈 때가 됐다. 국가정책으로 노인문제를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


석양이 지는 베란다 창가를 바라보며 쓸쓸하게 앉아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는 출연자의 말에 코끝이 찡했다. 이제 사회 통념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변화되고 있는 노인들의 여가문화 현장 가운데 노인들이 많이 찾는 무도장이 있다. 일명 콜라텍. 이곳이 바로 노인들의 나이트클럽이다. 몇 백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무도장시설이 생겨나고, 노인들이 춤을 추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소주잔을 기울이며 인생을 즐긴다.


영화 ‘죽어도 좋아’가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때 노인의 문제점들이 노출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편적인 무도장 문제만 생각해보자.

 

자식들이 진정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고, 국가가 노인들을 생각한다면 수많은 노인들이 찾고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이용대상자들의 출입가능 연령, 위생지도, 안전행정지도, 시설 규정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들의 눈을 보호하는 조명시설 설치 등 개선돼야 할 수 많은 문제들이 있다.

 

노인들이 즐거움 속에서 운동을 즐긴다면 어떤 복지정책보다도 우선 환영이다. 그곳에 있는 노인들이 당신의 부모님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관습과 인습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행여 “안가면 될 것 아닌가? 노인들의 위신이 뭐가 되는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문제는 막연히 노인들의 허구적인 위상정립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절실하고 절박하다. 노인 재혼문제는 모든 문제와 상관관계가 있다.

 

자식들의 70%가 부모의 재혼을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노인들은 이와 반대로 70%가 재혼을 원한다. 한번 살고 가는 인생에서 이러한 문제는 심각하게 터놓고 얘기해 봐야 할 것이다.

신중균 인천주례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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