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문화학교 대성황
실버문화학교 대성황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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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0개 문화원서 소득창출 시범 사업 전개

대전 동구 가양2동 동구문화원 강의실. 삼삼오오 둘러앉은 어르신들이 오징어를 이용해 폐백닭에 장식할 꽃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어르신들이 만든 작품은 복지관과 연계, 폐백음식 봉사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구문화원은 이 지역 결혼식이나 예식장을 상대로 어르신들의 폐백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이웃한 유성구문화원에서는 ‘달려라 실버포장마차’라는 수업이 인기다. 50~60대 어르신 68명이 2개조로 나뉘어 다도(茶道) 전문가로부터 봉수탕, 쌍화탕, 화채, 인삼주스 등 전통차 만드는 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전통차 판매를 위해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마차도 만들었고, 판매현장에서 필요한 화법과 서비스 매너도 익히고 있다.


강원도 동해문화원이 진행하는 ‘매화 그리는 어른모임’은 정원이 20명이지만 100여명의 수강생들이 접수했고, 지금까지도 참가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화 그리는 어른모임은 동해시의 시화(市花)인 매화를 널리 알리는 한편 상징물을 공공장소 벽화로 만들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어르신들이 가진 지역문화 자산을 살려 보람찬 여가를 보내는 한편 사회참여, 일자리 마련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땡땡땡! 실버문화학교’가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문화학교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지역문화를 적극 반영해 개발된 프로그램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누리고 있다.


전국문화원연합회(회장 권용태)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국무총리실 복권위원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땡땡땡! 실버문화학교’는 지난 7월부터 전국 14개 시도, 50개 문화원에서 1500여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겸 소득창출 시범사업으로 펼쳐지고 있다.


전국문화원연합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0개 지역 문화원에서 6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범사업을 벌였고, 매우 긍정적인 평가결과를 반영해 지난 3월 전국 224개 문화원을 대상으로 공모, 최종 50개 문화원을 선정해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버문화학교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1단계로 오는 9월까지 참여프로그램별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10월부터는 2단계로 사회참여 및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어르신들의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2단계는 필수코스. 각 학교 및 프로그램별 실정에 따라 3단계로 소득창출 사업도 겸할 수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운영된 경남 김해문화원의 ‘할머니·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구연동화)를 비롯해 경북 군위문화원 ‘상여소리(노래)꾼’, 강원도 평창문화원 ‘아라리보존전승’, 전북 신안 ‘섬드리 민요합창단’, 전남 목포문화원 ‘남도 소리 전승 및 실버남도소리공연단’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전국 224개 문화원은 농촌지역까지 분포돼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해당 지역 실정을 적극 반영, 어르신들의 정서와 흥미에 잘 맞게 짜여진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성공적인 문화 및 소득창출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뒤따르면서 정부가 행정적으로 편성한 일자리사업과 다르게 삶의 보람을 되찾아 주고 있다.


전국문화원연합회 실버문화학교 담당 최화성씨는 “어르신들의 인적자산이기도 한 지역문화를 이용해 실효성 있는 사업을 벌이자는 취지에서 실버문화학교를 시작하게 됐다”며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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