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 일본편
[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 일본편
  • 이미정
  • 승인 2006.09.04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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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선 ‘인생 100년 시대’ 맞이 협동체제 이룩

20세기 과학기술 문명은 우리에게 ‘인생 80년’의 장수시대를 선물로 안겨 줬다.

 

이 선물을 행복하고 보람찬 성공적인 장수 사회로 발전시키는 것은 21세기 최고의 과제이며 21세기와 함께 노년세대로 살아가야 할 우리들 자신의 큰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고령화 사회는 어느 날 갑자기 들이 닥친 일처럼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화가 18세기 중반부터 진행되고 있는 서구 사회에서는 1800년 후반부터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그에 따른 대처방안도 비교적 탄탄하게 준비해 왔다.


21세기는 아시아 여러 나라가 급격하게 고령화로 진행되는 세기로 부각되고 있으나 그 대처방안은 매우 미흡하다. 일찍이 산업화 발전으로 고령화 사회 진입이 이미 1세기 전부터 시작된 서구사회와는 역사·문화·경제적 배경이 다른 만큼 아세아적인 고령화 사회문화를 형성해 정착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장에 소개하고자 하는 사례들은 우리가 덮어놓고 모방하거나 따를 것이 아니라 취사, 선택해야 한다. 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터득한 지혜와 노하우는 우리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믿는다.


노인이 돼도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는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고정관념인 노인상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 섬김의 심성과 돌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몇몇 나라의 노인운동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일본


일본은 197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로, 1994년에는 고령사회로 그리고 2006년에는 총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로 구성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나라다.

 

일본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2500만여명(2006) 그리고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들도 2만3000명이 넘는다. 초고령자 가운데 70~80%는 여성이다.


이처럼 세계 최장수국이며 세계에서 제일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 국민들은 초고령 사회를 맞아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어 협동 체제를 이룩하며 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인생 80년 시대’가 아닌 ‘인생 100년 시대’를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롭게 활동하고 있다.


① 일본의 고령자 생활협동 조합


일본은 세계 제1의 장수국가이다. 장수하는 노인들이 자신들의 노년생활을 책임지며 자립적으로 살아감으로써 ‘노년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도록 하기 위해 고령자가 스스로가 출자해 조합을 구성한다.

 

그들은 조합에 가입해 직접 생활 물자를 생산하는 사업주가 되기도 하고 생산된 물자를 소비하는 구매자 역할도 한다. 이때 창출한 수익은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이처럼 일본은 고령자들의 소비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씩씩하게 운영해 나가고 있다.

 

고령자 생활협동조합(이하 고령자생협)은 비영리민간조직(NPO)의 범주에 속하지만 도(都)·도(道)·부(府)·현(懸)별로 독립적으로 설립하는 생협법인이다.


1995년 삼중현(三重懸·미에현)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이래 최근(2000년)에는 20개의 도·도·부·현 마다 허가된 지역조직으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0년 당시 2만2000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고령자생협은 조합원 각자가 사업주의 입장에서 경영한다. 이때 발생하는 수익은 곧 조합원의 생활비가 되는 것이다.


또 고령자생협은 ‘삶의 보람도, 복지도, 창업도, 고령자 자신의 손으로’ ‘와병환자가 되게 하지도 않는다’는 등의 공동구호를 내 걸고 고령자 스스로가 사업체를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간병을 담당하는 간병인(개호인력)으로 취업시키는 홈헬퍼교육(노인도우미) 훈련을 통해 봉사활동도 한다.


고령자생협에서는 직접 교육·훈련·파견까지 연계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합원 내부의 수요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킨다. 때문에 고령자생협에서 운영하는 홈헬퍼 교육과정을 이수한 홈헬퍼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 교육받은 홈헬퍼 보다 유능하고 질 높은 간병서비스를 한다는 인정을 받으며 자신감을 갖고 일한다.


고령자생협은 개호보험(2000년 4월부터 실기)과 관련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2000년에는 전국에 130개소의 사업소를 마련해 홈헬퍼를 양성 파견시키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홈헬퍼의 이용을 원하는 노인의 증상이나 환경에 맞춰 어떤 홈헬퍼를 파견해 어떻게 간병수발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인가를 판단하는 ‘케어·매니저’의 교육 양성사업도 같이 수행하고 있다.


고령자생협 시작은 1995년 1월 17일 신호(神戶·고오베)지역의 대지진 참사 현장에서 정부의 행정력의 무력함과 한계가 증명되고 민간의 자원봉사자들의 위기관리능력과 동원력이 크게 인정받은 뒤부터다.


이때 시민의 복지를 정부나 사회복지기관에 모두 맡기지 말고 시민 스스로 담당해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과 공감대가 행정관리와 시민들에게 함께 이루어지는 전기점이 되었다. 때문에 질질 끌어오던 비영리민간단체(NPO)지원법의 발 빠른 성립과 이 법을 활용한 고령자들의 자발적인 설립된 것이 바로 고령자생협이다.


이러한 시대와 사회적인 배경으로 출현하게 된 일본의 고령자생협 그들의 기본적인 이념과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첫째, 지역별로 고령자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자주 만나게 해 외톨이 고령자를 없앤다.


둘째, 노년기를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셋째, 지역에서 환영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실행함으로써 보람 있는 일을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넷째, 먹거리, 생활용품 등 ‘진품’만을 만들고 찾아서 조합원끼리 서로 나눠 갖는다.


다섯, ‘노는 문화’를 중요시하며 즐겁고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데 노력한다.


여섯, 건강을 지키고 설사 장해를 갖게 되는 경우에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으로 통할 수 있는 진료나 간병수발을 스스로 맡아서 성심껏 봉사할 사람을 찾아서 연결시켜 준다.


일곱, 고령자의 생활 전반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파트너’로서의 ‘고령자생협’으로 성장시키기 위하여 서로 손잡고 함께 나간다.


여덟, 고령자나 장애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역 만들기에 모두 나설 것이며 필요한 요구사항을 자치체나 중앙정부에 건의하여 국가정책으로서 노인복지 수준을 높인다.


다음호에는 ‘고령사회를 좋게하는 여성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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