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과외
할아버지의 과외
  • 이미정
  • 승인 2006.09.04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녀들이 맞벌이 생활을 하다보니 어린 손주들을 맡아 키우는 집이 한두 집이 아니다.


핵가족이라는 제도 아래 많게는 4대 아니면 평균 2~3대를 이루고 있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세대가 다른 가족들끼리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웃지 못 할 일도 종종 겪는다.

 

특히 초등학교를 다니거나 어린이집을 다니는 손주들이 배우는 교재내용을 살펴볼 때면 생각지 못한 문제들로 당황 할 때가 많다.


구세대 교육을 배운 필자 때만해도 초등학교 교육은 아주 기초적인 것들이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재, 특히 영어교재는 대부분 너무나 생소한 것들이라 질문을 던지는 어린 손주들에게 가끔씩 무안을 당하기 십상이다.


무엇하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보니 종종 손주들과 보이지 않는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필자의 자존심이 상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디 그 뿐인가. 배우는 교과목도 생소하다. 과거에는 국어, 샘본, 역사 등 과목 이름이 단조로웠는데 요즘은 즐거운 생활, 바른 생활 등 교재 이름이 재미있다.

 

이처럼 생소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전전긍긍하며 어린 손주들을 가르치는 묘미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다.


최근 조기영어교육 붐으로 영어교재는 기초적인 문제는 볼 수 없고 생활영어 위주로 시작해 실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이는 문법위주로만 배워왔던 과거 할아버지들에게는 세대 차가 너무 현격하게 나타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농촌지역 영어교육이다. 영어교육은 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농어촌 지역도 원어민 교사를 초빙해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관계자 몇 명만 초청해 공개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어느 특정계층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관심사다.


농촌의 학생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학교 건물만은 대학건물 못지않다. 정부는 예산을 융통성 있게 조절해 농촌지역 학생들이 사교육비까지 지불하면서 다니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농촌 가정에 과감하고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없어 아쉬울 뿐이다.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극히 일부 학교에서만 자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원어민 교사의 교육도 많은 학교에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교육청의 용단을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