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지키는 호주 해녀
제주바다 지키는 호주 해녀
  • 연합
  • 승인 2010.04.16 13:29
  • 호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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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린 히버드(51) “헤엄쳐 섬 일주가 꿈”

“물질만큼은 제주 해녀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순식간에 문어를 낚아채는 기술은 정말 최고예요.”
4월 11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앞바다에서 열린 제주해녀물질대회에서 만난 셰린 히버드(Sherrin Hibbard·51·여·사진)씨는 이날 처음 입은 맞춤 해녀복이 제법 잘 어울렸다.

대회에 참가한 60명의 해녀 중 유일한 외국인인 그의 직업은 원어민 영어교사.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학교가 그의 직장이다.

고향 호주에서 10년 넘게 어부로 일해 온 데다 4년간 조선(造船) 수업을 받은 적도 있던 터라 ‘바다’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해녀들의 강인한 모습에 본능적으로 끌린 히버드는 내친김에 지난해 5월 한수풀해녀학교에 입학해 4개월 동안 본격적인 해녀수업을 받았다.

“그물 손질하던 실력으로 줄을 꼬아 테왁(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부력 도구)을 만들었더니 모두 놀라던걸요? 또 태국에서 배운 무호흡 잠수 실력으로 동료 해녀들과의 수영이나 ‘숨 오래 참기’ 대회에서 1등 한 적도 있구요.”

최장 4분 30초 동안 숨을 참은 기록에다 평범한 제주 해녀를 만나 ‘굉장한 경험’을 한 그에게 해녀학교 동료와의 언어, 문화 장벽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이심전심 서로 통했기 때문이다.

영국 레스터대학교(Leicester University)에서 이달 초 전남 신안 앞바다의 해저유물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마친 히버드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해양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내년 7∼8월 3주 동안 헤엄쳐 제주도를 한 바퀴 돌겠다는 것. 수영강사 등 동료 2명이 이미 그와 뜻을 함께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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