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케어(Tele-care)란 무엇인가(상)
텔레케어(Tele-care)란 무엇인가(상)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0.04.19 10:15
  • 호수 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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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노인 보살피는 ‘IT돌보미’

노인인구의 양적팽창은 흔히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최근까지 단순한 ‘노인인구증가’라는 현상에 가려 평소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홀몸 어르신 등 어르신들의 고독한 일상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못했다. 그래서 자녀들과의 별거, 배우자의 사망, 이혼 등의 이유로 외롭게 생활해야 하는 어르신들의 ‘고독한 황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편으로 이른바 ‘텔레케어’(Tele-care)가 부각되고 있다. 사회·경제 시스템이 최첨단 정보통신기술로 구축돼 있는 실정에서 어르신들도 같은 방식으로 보살펴드리자는 제안이다. 텔레케어 서비스란 무엇이고,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노후에 어떤 도움이 되며, 보건복지정책적 측면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2회에 걸쳐 살펴본다.


노인·보호자 지닌 단말기 교신 통해 현재 상태 실시간 제공
낙상사고시 넘어진 상황과 위치까지 알려주는 장치도 선봬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54만명이었으나, 올해는 102만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10년 뒤인 2020년에는 151만명, 2030년에는 234만명으로 홀몸 어르신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부부 가구 수도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노인이 포함된 전체 가구 중 고령자 독거가구 및 부부가구 수의 비중은 2010년 58%에서 2030년에는 6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녀, 손자녀 등 가족과 동거하는 고령자의 경우도 주간에는 홀몸 어르신과 유사한 상황에 놓이기 십상이다.

고령자 스스로도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인 삶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8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71%는 ‘자녀와 동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08년 고령자통계’에서도 고령자의 57%가 ‘향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 오랫동안 요양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겠다는 욕구가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령자가 고혈압과 당뇨, 관절염 등 노인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의 욕구만큼 안전하게 독립된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방문요양 및 간호, 가사지원, 주간보호서비스 등의 혜택을 받더라도 가격부담이 크고 24시간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텔레케어, 원격장치 이용 고령자 상태 한눈에‘쏙’
이 같은 한계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편으로 ‘텔레케어’ 서비스가 꼽히고 있다.

텔레케어는 응급호출기, 동작 및 환경 감지센서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을 통해 고령자가 일상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보호자와 병원, 구급업체로 연락해 후속 조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텔레케어는 대면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24시간 보호해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위급 상황 시 빠른 대처를 통해 사망 또는 질병 악화를 예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의료비용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U-헬스케어’가 대표적인 텔레케어 서비스로 꼽히지만 이마저도 걸음마 수준이고, 민간부문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가정용 알람과 휴대용 모바일로 나뉘어
텔레케어 서비스는 사용 장소에 따라 가정용과 모바일로 나눌 수 있고, 응급 호출이 이뤄지는 방식에 따라 수동 알람과 자동 알람으로 나눌 수 있다.

- 가정용 수동 알람
가정용 수동 알람은 197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가장 오래된 텔레케어 서비스로, 1세대 텔레케어로 불리기도 한다. 가정용 수동 알람은 2가지의 기기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그 중 하나는 응급호출기기로, 손목시계나 펜던트(목걸이) 형태로 이뤄져 사용자가 쉽게 휴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단말기(Base Station)로, 전화와 연결된 스피커폰 형태다.

사용자가 집 안에서 갑자기 넘어지거나 몸이 안 좋을 경우 응급호출기기에 달린 버튼을 눌러 응급구조기관 또는 텔레케어 모니터링 센터에 상황을 알릴 수 있다. 또 보호자나 이웃 주민, 주치의에게 연락이 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연락을 받은 모니터링 센터 직원이나 보호자는 단말기의 스피커폰을 통해 사용자에게 말을 걸고, 통화 결과에 따라 구급차를 보내거나 직접 방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대부분의 호출기기는 방수기능을 갖춰 목욕 중에도 몸에 지닐 수 있고, 단순히 버튼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휴대전화 등 다른 통신수단에 비해 응급 시 사용 편의성이 높다.

가정용 수동 알람의 장점으로는 단순한 사용성과 적정한 가격을 들 수 있다. 특히 응급 상황에서 사용하는 호출기기 및 단말기는 고령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단순하다. 또, 월 25~40달러(한화 2만7000~4만4000원)의 저렴한 비용(미국 기준)으로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가정용 수동 알람을 제공하는 기업은 ‘필립스’(Philips)를 들 수 있다. 필립스는 2005년과 2006년 잇달아 텔레케어의 선두기업인 ‘라이프라인’(Lifeline)과 ‘헬스와치’(Health Watch)를 인수하며 단숨에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됐다. 필립스 이외에도 ‘리스판스링크’(ResponseLINK), ‘AMAC’(American Medical Alert Corporation) 등의 회사가 가정용 수동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가정용 자동 알람
가정용 수동 알람은 사용이 편리하지만 사용자 스스로 응급호출기기의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작동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몸에 휴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휴대하더라도 응급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쓰러질 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인지기능장애가 시작되면 가스레인지를 끄지 않을 수도 있고, 수도꼭지 잠그는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어 수동 알람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센서 기술을 활용한 가정용 자동 알람 서비스가 나왔다. 가정용 자동 알람은 2세대 텔레케어 서비스로도 불리는데, 동작 감지센서 및 화재·가스누출·물넘침 감지센서 등의 환경 감지센서를 이용해 응급상황을 감지한다.

가정용 자동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로는 ‘제네럴 일렉트릭’(GE)의 ‘콰이어트케어’(Quietcare)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리빙 인디펜던틀리’(Living Independently)라는 고령자 케어 전문회사에 의해 2003년 출시됐으나, 2009년 GE 헬스케어에 인수됐다.

콰이어트케어는 동작감지센서를 사용, 사용자의 일상생활 패턴을 분석한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침실, 욕실, 부엌 등에 설치된 동작 감지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아침에 침실에서 나왔는지, 식사를 하러 부엌에 갔는지, 화장실에는 얼마나 자주 갔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해 평상시의 패턴과 다른 행동을 보이면 이를 감지해 사용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연락한다. 수집된 정보는 웹페이지를 통해 사용자의 보호자들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 등 보호자는 걱정을 덜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일본의 ‘세콤’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콤의 방범·방재 서비스 중 하나인 ‘세콤 홈 시큐리티 서비스’는 보안 업체가 제공하는 방범, 화재감시서비스 등에 더해 ‘긴급통보’ 및 ‘라이프감시’라는 텔레케어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제공한다. 긴급통보는 라이프라인과 같은 가정용 수동알람 형태이지만 실내 사람의 움직임을 센서로 확인해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세콤에 연락을 취하는 자동 알람 서비스다.

-모바일 알람
가정용 알람 서비스는 집 안에서만 사용 가능해 외출 시 사용할 수 없고, 집 안에서도 단말기와 거리가 먼 방이나 마당에서는 작동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모바일 알람은 응급호출기기가 실외에서도 작동하도록 고안한 기기다. 사용자가 모바일 응급호출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무선통신을 통해 모니터링센터로 전달되고, 모니터링센터는 GPS를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모바일 알람의 대표적인 예로는 세콤의 ‘코코세콤’. 이 서비스는 GPS 위성과 휴대전화 기지국을 이용한 위치검색 시스템을 활용해 코코세콤 소지자의 위치를 파악한다. 파악된 위치정보는 웹페이지 또는 휴대전화를 통해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매 증세가 있는 부모나 혼자 등·하교하는 어린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원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코코세콤 소지자가 일상 경로에서 벗어나면 보호자가 소지자에게 직접연락하거나 세콤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위험에 처했을 때 코코세콤 소지자 스스로 버튼을 눌러 세콤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어, 고령자뿐만 아니라 어린이, 여성의 호신용으로도 사용된다.

가장 진보된 형태는 모바일 응급호출기기에 낙상 감지센서가 더해진 것으로, 외출 중에 쓰러질 경우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모니터링 센터로 연락이 취해지는 형태다. 이 서비스는 최근 미국 ‘웰코어’(Wellcore) 등에 의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계속>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자료 및 도움말 :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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