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 “노인인권 침해 심각하다”
노인 절반 “노인인권 침해 심각하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4.23 14:24
  • 호수 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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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42%, 인권 침해 해결은 정부·사회 나서야

서울지역 60세 이상 노인 절반이 노인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들은 가족이 흉기나 언어 등 생명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학대라고 인식한 반면 대화 거부나 무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 시립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부설 한국노인인권센터가 지난해 서울 25개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어르신 46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어르신들의 노인인권에 대한 현주소다.

◇노인 48.3% 인권 침해 심각…노인 공경 안하는 분위기 원인
서울지역 60세 이상 노인 절반 가량이 노인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권센터가 노인인권 침해에 대한 인식여부를 조사한 결과, 48.3%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그저 그렇다’가 22.1%로 뒤를 이었고, 반면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도 21.5%나 됐다.

노인인권 침해 원인으로는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2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제적인 어려움’(16.7%), ‘세대차이’(14.7%), ‘노인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14.1%) 순이었다.

노인인권 침해가 일어날 경우 누가 해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부나 사회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42%로 월등히 높았다. 이어 ‘가족’(25.5%), ‘본인’(22.2%), ‘상담소나 복지관’(8.5%)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권리로는 ‘개인적 사생활과 비밀보장’(복수응답 80.8%)과 ‘차별 및 학대를 받지 않는 것’(77.1%)을 중요한 권리로 꼽았다. 또 ‘신체적 자유와 통신의 자유 보장’(75.6%), ‘정치·문화·종교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74.6%)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르신들은 고용기회와 충분한 노후소득에 대해서는 인권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노인 37.4%가 ‘고용기회’를, 28.3%가 ‘충분한 노후소득’을 보장받을 권리를 침해 받고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사생활보호와 정치, 문화, 종교에 대한 참여 권리에 침해를 받았다는 경우는 13.8%로 가장 낮았다.
노인인권 침해가 일어난다면 인권센터에 도움을 요청하겠냐는 질문에 77%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요청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사람도 22.9%나 됐다.

◇생명 위협 학대로 인식한 반면 대화 거부나 무시는 인식 못해
노인들은 가족들이 흉기나 언어폭력 등 생명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학대라고 인식한 반면 대화 거부나 무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노인인권센터가 노인 학대 인식수준의 심각성 정도를 조사한 결과, 34.0%가 가족이 흉기로 위협하는 경우 ‘매우 심각한 학대’라고 응답했다. 또 ‘가족의 생계유지 무시’(24.5%), ‘가족이 생명에 대한 위협의 언어’(23.7%) 등도 매우 심각한 학대로 인식했다.

반면 노인 37.2%가 가족들이 대화를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것을 학대가 아니라고 여겼으며, 39.4%는 ‘경미한 학대’로 인식했다. 또 가족들이 함께 거주하기를 거부(39.8%)하거나 가족이 강요하는 경우(26.3%)를 학대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어르신들은 흉기폭행이나 신체구속 등 신체적으로 대상자에게 직접적으로 가해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심각한 학대로 인식한 반면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 성적인 수치심의 경우에는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을 조르거나(62.7%) 흉기로 폭행(61.9%) 또는 신체구속(61.3%) 등은 ‘매우 심각한 학대’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성적수치심’(16.0%), ‘가족의 연락두절’(16.0%), ‘성희롱 및 성추행’(15.5%)은 ‘학대가 아니다’라고 응답해 성(性)적인 부분을 학대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비교적 낮았다.

◇노인 2명 중 1명 ‘차별받아’… 노인도 사회적 역할 필요
노인 2명 중 1명은 사회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56%는 사회에서 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의 원인으로는 ‘세대간 단절’(27.6%), ‘노인에 관한 정보나 지식의 부족’(20.7%), ‘노인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행동’(17.7%) 순이었다.

노인차별을 경험한 비율을 살펴보면 ‘비하적 언어 표현’(62.4%), ‘질병 시 노환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때’(60.0%), ‘외모에 대한 거부감 표현’(58.9%) 등을 경험했다.

노인들은 차별 받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노인에 대한 사회적 역할 부여’(29.8%), ‘노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 노력’(28.8%), ‘경로효친 사상의 확대’(28.2%), ‘일자리 마련’(25.9%) 등을 꼽았다.

이밖에 서울 노인 36.9%는 사회로부터 공경을 받지 못한다고 인식했다. 응답자 가운데 5.5%는 사회가 ‘전혀 공경하지 않는다’고 느꼈고, 31.4%는 ‘공경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매우 공경한다’(6.9%), ‘공경하는 편이다’(27.8%) 등 공경한다고 생각한 경우도 34.7%로 나타났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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