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미래는 장밋빛으론 안된다
[심천칼럼] 미래는 장밋빛으론 안된다
  • 장한형
  • 승인 2006.09.1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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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브리핑 뉴스를 보면 ‘비전 2030 함께 가는 희망 한국’을 발표한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국민의 삶의 질을 세계 10위권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재원을 국가채무, 조세, 국채와 조세 등으로 마련한다는 방안도 제시한다. 이에 대해 앞으로 국민적인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이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고 무역수지 흑자 추세가 꺾인다는 반갑지 않은 뉴스가 생산되는 마당이니 있을만한 소식이다. 복지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삶의 질’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이 향상된다니 다행이다. 2030년이면 지금부터 20여년 후의 일.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이다. 얼마든지 청사진을 그려볼만 하다.


그런데 그 청사진이 왜 밥을 짓고 밥솥을 키우는 데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지 안타깝다. 우리가 너무 큰 숟가락을 들고 덤비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비전 2030에는 물론 미래의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을 연구한 흔적도 엿보인다.

 

핵심 역량을 강화해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있다. 세계 8위의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꿈도 야무지다. 복지와 생산의 동반성장 개념도 괜찮다. 하지만 분배중심의 복지에 무게중심이 쏠린 것이 아쉽다. ‘일 할 데 많고 사업이 잘 되는 좋은 나라’로 포장됐어야 했다.


현재의 상대적 빈곤율이 18%에서 10%로 좋아진다는 계획은 특히 세금 걱정을 짙게 한다. 물론 그것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다. 하지만 이것을 왜 좌파적 포퓰리즘을 떠올리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일자리를 더 만들고,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증가할 수 있게 하는가. 그것에 대해 언론이 조명하게 했어야 했다.


일반 기업체도 몇 십 년 단위의 창립 기념일을 맞으면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한다. 한 나라의 국가 장래에 대한 청사진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비전 2030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워싱턴 컨센서스’ 같은 ‘000컨센서스’라는 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로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에도 우리 한국과 한국의 이익을 위해 단합하고 지켜가는 비장의 무엇이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비전 2030에는 노인복지분야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돼 있다. 정년제를 폐지하고, 연금제를 대폭 확대한다는 것인데, 기존의 노인복지 시스템으로부터 과연 무엇이 얼마나 더 진전되었는지 잘 파악이 안 된다. 그때는 어차피 노인들이 연금으로 살게 돼 있었지 않은가.


그리고 또 하나, 2030년이 될 때까지 우리는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가. 혹자들은 2050년이 되어도 통일이 어렵다고 한다. 왜 통일 뒤의 즐거움은 없을까 


*워싱턴 컨센서스 : 미국식 시장 경제체제의 대외 확산 전략을 뜻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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