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보는 9988] 호사유피(虎死留皮)
[사자성어로 보는 9988] 호사유피(虎死留皮)
  • 관리자
  • 승인 2010.05.1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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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기자/포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호’(虎)는 호랑이, ‘유’(留)자는 머물다의 뜻이다. 노령기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짐승도 죽어서 가죽을 남겨 세상에 도움을 주는데 사람은 무엇을 남기게 될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인사유명(人死留名)이다.

인생필멸(人生必滅)처럼 누구나 한 번은 죽는 몸이니 구차(苟且)하게 살다가 추(醜)한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죽어 좋은 이름을 남기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이다. 그러나 뭔가 뚜렷하게 남기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뒤늦게 남기려고 서두르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노인이 걱정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돈·재산·자식·건강 문제 등인데 이제까지 만족치 못했는데 노령(老齡)에서 충족(充足)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노욕(老慾)이 아니겠는가.

노마염태호(老馬厭太乎)는 늙은 말이 콩을 싫어하랴. ‘염’(厭)은 싫다, ‘태’(太)는 크다의 뜻이 아닌 콩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본능적인 욕망은 늙었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되씹어 볼만하다. 뭔가 자취를 남기기 위해 표적(表迹)을 남기려고 구차스럽게 인생정리는 삼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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