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희 서울시립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부설 한국노인인권센터 언론모니터링반
지난 4월 2일, KBS 기획취재 기사인 취재 수첩을 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자녀는 노후의 적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이 말은 듣기에 다소 불편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라. 30, 40대에는 수입의 대부분을 자녀들 교육비로 투자하고, 50대에는 자녀들 결혼 비용을 마련해주고, 60대에는 자녀들 사업자금 대주다가 등골 휘는 게 바로 우리 부모들이다.
하지만 60대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기사를 보면 허망함을 느끼게 된다. 세상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자녀를 가지게 된 기쁨과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설렘으로 어려운 삶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자녀들이 적으로 우리 앞으로 나타난다고 하니 이 또한 얼마나 허망한 말인가.
이제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고자 한다. ‘내 자식을 과연 훌륭한 인격을 갖춘 한 사람의 문화시민으로 키워냈는가?’하고 자문자답을 해본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이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성심을 다하여 키운 자식은 결코 나의 적으로 나타 날 일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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