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요 칼 럼] 6·2 지방선거와 노권운동
[금 요 칼 럼] 6·2 지방선거와 노권운동
  • 관리자
  • 승인 2010.05.14 14:55
  • 호수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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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배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에 노인권익운동(노권운동)이라는 말은 있으나 실제로 이렇다 할 운동이 전개된 적이 없다. 노권운동을 표방하고 설립된 단체가 몇 개 있기는 하나, 활동범위가 제한적이고 회원의 참여가 미약하여 노인의 권익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라가 어지러운데 노인까지 나서서 떠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노인사회에서도 만연하였지만, 최근에는 인구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은 사회발전과 통합의 차원에서도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어 노권운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노권운동의 영역은 다양하겠지만, 6월 2일 동시지방선거에 있어서 선거참여를 통한 노권운동의 추진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노인복지를 포함한 사회복지 책임의 상당 부분이 지방으로 이양되어 있기 때문에 지자체장과 의원 후보자들에게 그 지방의 노인사회 대표가 합리적인 노인복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후보자들에게 노인복지 관련 선거공약을 제시하도록 요청하며, 필요시 압력행사를 한다면 노인복지의 상당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아직 어느 지방에서 이런 식의 노권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현대엔 인터넷 선거참여가 유용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노인사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책수립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지방 차원에서의 선거참여운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여세를 몰아 몇 년 뒤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는 보다 거시적인 노인복지 정책 대안제시 운동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 지방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만시지탄의 아쉬움만 남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도대체 노인사회라는 것이 있으며, 또 지방 차원이든 전국 차원이든 노인사회를 대표할만한 덕망과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한 것인가? 앞으로 한 해 10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여 노년층으로 편입되면 이들을 회원으로 하는 공식 비공식의 다양한 노인단체가 설립될 텐데 이중에 노권운동을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도 많아질 것이다. 노권운동을 지향하는 단체는 다음의 측면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첫째, 노인보건복지 정책대안을 제시할 싱크탱크와 행정실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태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최근 인구변동에 있어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노인계층이다. 경제와 건강에 관한 욕구의 다양성, 노인인력의 생산적 활용, 신노년문화의 등장 등은 지속적인 정책대안이 필요한 과제이다.

공평성을 추구해야 할 정부에게 무조건 노인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논리적 이론과 자료에 입각하여 타당한 주장을 할 수 있는 싱크탱크, 또한 이를 사회 각 계층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실현시킬 능력 있는 스태프가 필요하다.

둘째, 일정한 액수의 연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회원은 50세 이상의 예비노인도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며, 회원들에게는 연회비가 아깝지 않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야 한다.

시민사회의 권리와 의무를 재인식시키는 시민교육의 실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년생활을 풍요롭게 할 정보 제공, 독립성을 유지시킬 수 있는 사회적 지원서비스의 제공,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 회원들은 멤버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자원봉사활동의 중심체이어야 한다. 여가선용은 노년기에 가장 중요한 과업의 하나이며, 자원봉사는 가장 의미 있는 집단여가활동이다.

노인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건전한 인간관계를 맺음으로 고독감과 소외감을 극복하며, 후손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평생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여 공익과 박애사업에 인력을 제공함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

선거참여운동도 자원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다. 현대적 의미의 자원봉사는 자율성, 창의성, 연대성을 가진다.

참고로, 400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연회비 16불을 내는 50세 이상의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학습, 자원봉사, 여행, 보험, 노권운동 등 실로 다양한 시민참여의 기회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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