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 있는 화장실이 두렵다”
“물기 있는 화장실이 두렵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5.14 15:37
  • 호수 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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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22%… 바닥 건조 상태 유지·비눗기 없애야
노년층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집 안팎으로 노출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교통사고를 비롯해 주택 내부에서 사고를 당하는 어르신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관절전문 힘찬병원은 어버이날을 맞아 50대 이상 382명(여 290명, 남 92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중 혼자서 하기 힘들거나 두려운 것’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물기 있는 욕실이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가 전체의 22%(252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21%·249명),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20.1%·239명), 횡단보도를 건널 때(17.7%·202명),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12.9%·148명)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장년층 이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난 미끄러짐 사고는 실제로도 가장 빈번한 ‘가정 내 사고’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가정 내 사고현황을 봐도 추락, 넘어짐, 미끄러짐 등의 사고가 21.6%로 가장 많았으며, 이들 사고가 가장 잦은 곳은 욕실과 화장실이었다.

노인들이 기본적으로 균형감과 운동능력이 떨어져 있는데다, 순간적인 미끄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다고 꼽은 응답자들이 많은 것은 이 연령대 이후 관절염 증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병원 측은 분석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특히 내리막길이나 경사진 곳에서는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리면서 관절에 부담이 된다”면서 “관절염 환자들은 갑자기 무릎의 힘이 빠지는 무력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자칫 계단에서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힘들다는 응답이 많은 이유는 서 있는 상태의 경우 좌우 앞뒤의 하중이 균등하게 분할되지만, 앉았다가 일어서는 순간에는 힘이 분산돼 무릎에 부하가 걸리면서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어르신들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조심해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은 물론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욕실 타일은 물기가 있으면 수막이 형성돼 쉽게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환기 등을 통해 바닥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 샤워나 빨래를 한 뒤에는 세재나 비눗기가 바닥에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끄럼 방지액을 뿌리거나 미끄럼 방지테이프·깔판·슬리퍼를 사용하고, 욕실에 안전 손잡이를 설
치할 것을 권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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