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그레이 팬더스(Gray Panthers)④
[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그레이 팬더스(Gray Panthers)④
  • 이미정
  • 승인 2006.09.2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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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기만·박탈하는 제도 개선

지난 호에는 미국에서 퇴직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불이익을 해결하고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소개했다. 이번 호에는 부당한 퇴직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1970년 미국에서 설립된 ‘그레이 팬더스’(Gray Panthers)를 소개한다.


② 그레이 팬더스


그레이 팬더스는 1970년 마가렛드 퀸(매기 퀸) 여사에 의해 창립된 노년세대가 중심이 된 사회문화개혁운동단체다.


매기 여사는 대학졸업 후 YMCA에 취직해 미국 YMCA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40대 중년부터는 미국 장로파교회의 사회교육자로 전국을 누비며 활동해 빈곤·도시·건강문제 등 실천주의를 부르짖으며 65세까지 역동적인 활동을 벌였다.


1970년 65세로 강제퇴직 당한 매기 여사는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 강제 퇴직시키는 부당한 퇴직제도와 젊은이가 수없이 희생되고 있는 월남전을 반대하기 위해 ‘그레이 팬더스’를 창설했다.


매기 여사는 연령에 따라서 능력이나 역할을 제한하는 ‘연령 차별주의’가 인간의 가능성과 열정, 특히 변화에 대한 경험을 쌓는데 방해하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매기 여사는 연령 차별주의는 인간의 지위를 박탈해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자유를 잃게 한다며, 무엇보다 나이에 따라 사람을 분류해 노년세대가 다른 세대와 교류를 통해 풍부한 인생을 맛보고 즐기는 일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령 차별주의는 젊은이의 신선함과 노년들의 경륜을 서로 교환해 상호관계에 생성되는 귀중한 가치생산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매기 여사는 “90살까지 살 수 있는 장수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어째서 65세에 강제로 퇴직해야 하는가”라며 “확실히 나이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구별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나이가 많다고 해서 차별하고, 제한하면 안된다”고 맹렬히 비난해 전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잘못된 차별의 장벽을 제거하는 게 바로 이 단체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단호한 결의와 주장을 역설한 매기 퀸 여사를 보고 기자들은 ‘늙은 표범’이라고 불렀다. 그레이 팬더스는 매기 여사의 별명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그레이 팬더스는 고령자 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와 젊은이가 함께 힘을 모아 사회변혁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과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해 국민 각층의 지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96년 매기 여사가 90세의 나이로 타계한 후에도 이 단체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늙은 표범들’은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사례를 제시 하면서 노년세대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국에 60여개의 지부와 4만5000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이 단체는 가입 회원들로부터 20달러의 연회비를 받고 있으며, 1년 동안 8차례 뉴스레터를 발간해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1982년 펜실베니아 대학은 끊임없이 노년세대의 대변인 역할을 한 매기 여사의 공로를 인정해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이로써 매기 여사는 그레이 팬더스의 설립자로 고령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노년들의 사회적 공헌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을뿐 아니라 고령자의 품위를 높여 고령자를 기만하고 박탈하는 사회제도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레이 팬더스는 미국은퇴자협회와 함께 새로운 시대의 노인상과 역할을 말해주고 격려하면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각오를 갖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계속〉

신용자 (사)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 (사)대한노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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