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폐렴 예방주사 맞으면 생명 구한다”
“고령자, 폐렴 예방주사 맞으면 생명 구한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8.20 14:29
  • 호수 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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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감기로 오인 방치하면 큰 화, 정확한 진찰 받아야
폐렴 사망률 12~14%, 성인 예방접종률 단 3% 불과해
폐렴구균백신 접종 필수…손씻기·양치질 등 위생청결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원로 코미디언 故 백남봉씨, 그리고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 등 고령의 유명인사들이 지병이 아닌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폐렴은 성인의 경우 평생 1~2회만 예방접종을 하면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과 백신 접종률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의들은 고령자일수록 폐렴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폐렴은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12~14%에 이르며, 감염성 질환 중 가장 흔한 사망원인 중 하나다.

2006년 국내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9.4명으로, 국내 10대 사망원인에서 감염으로 인한 사망 중 1위에 해당된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데,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폐렴 발병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은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열 계속되고 가래 피 섞여 나오면 폐렴 의심해야
전문의들에 따르면, 폐렴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인 질환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 감염으로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보통 가래를 동반한 기침, 호흡 곤란, 가슴 통증, 피 섞인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식욕 부진, 피로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젊은 사람은 약물과 통원치료, 휴식만으로 치료될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에는 80% 이상에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입원기간도 15일에서 길게는 30일까지로 일반 성인에 비해 두 배 정도 길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문제는 폐렴을 단순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만 먹는 경우, 염증이 더 커지고 폐렴이 악화돼 치료기간도 길어질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38.3도 이상의 고열 지속 △의식 혼미 △감기약 복용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심한 기침 △호흡 수가 1분당 30회 이상으로 떨어져 숨이 찰 경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폐렴을 의심하고 엑스레이(X-ray)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전문의들은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노인 폐렴은 초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 가래, 기력저하, 고열 등 뚜렷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폐렴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65세 이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해야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원인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일반인의 약 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세균이다. 폐렴구균을 갖고 있다해서 모두 폐렴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현해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폐렴 구균질환은 패혈증 등 2차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할 필요가 있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한다고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폐렴으로 인한 치명적인 합병증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대한감염학회는 매년 모든 65세 이상 노인을 폐렴구균 백신 접종 대상자로 권고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1회 접종 후 5년 뒤 1회 더 접종하며, 65세 이하는 1회만 접종하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백신은 23개 폐구균항원을 함유하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감염내과)는 “국내에서는 소아에 비해 성인 폐렴구균 예방 백신 접종의 경우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성인 접종률이 영유아접종률(60%)의 20분의 1 수준인 3%에 불과하다”면서 “성인 폐렴구균백신은 평생 1~2회 접종으로 폐렴구균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손 씻기와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도 백신 접종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구강 내 세균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평소 양치질 등 구강 청결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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