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 스웨덴①
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 스웨덴①
  • 관리자
  • 승인 2010.09.10 14:05
  • 호수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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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생일 다음날 은퇴, 별장·따뜻한 남쪽서 여생 즐겨

박재간 대한노인회·한국노년학회 고문 /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명예이사장
유럽 대륙의 최북단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스웨덴의 국토면적은 45만㎢로, 이라크, 스페인, 태국 등과 거의 유사하고 유럽에서는 다섯 번째로 넓다. 스웨덴은 북쪽으로는 북극권에 속하고 남쪽 끝은 덴마크와 접해 있는데, 남북의 길이는 1600km에 이른다. 그러므로 국토의 남부와 북부사이에는 기온차가 심하다.

겨울에는 밤이 길고 여름에는 낮이 길다. 북극에 가까운 아비스코(Abisko)나 키르나(Kirna) 지역에는 12월초부터 1월 중순경까지는 거의 태양을 볼 수 없다. 그러나 6월과 7월에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 소위 백야현상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라디오·TV시청·산책 소일…지자체가 클럽활동 지원키도
여가활동조직, 연금생활자연맹·연금생활자협의회 양대축
노년층 국회의원 2% 불과, 퇴직연령 이후 정치도 은퇴


스웨덴의 인구는 2008년 현재 985만명(www.scb.se), 인구밀도는 1㎢당 22명, 인구의 83%는 도시지역에 거주한다. 스웨덴 국민의 92%는 개신교도다.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는 비율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어린이는 80% 내외가 세례를 받고 있으며, 결혼하는 젊은이들의 60% 이상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스웨덴은 의회정치의 형태를 가춘 입헌군주국이다. 국왕은 형식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기는 하지만 정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스웨덴 의회는 1866년 이후 계속 2원제를 채택해왔으나 1971년부터는 단원제로 바뀌었다. 의원의 임기는 4년이다.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편으로 언제나 85~90% 수준을 유지한다. 이와 같이 투표율이 높은 것은 스웨덴 국민이 나라살림에 그만큼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음을 뜻한다.

스웨덴은 1950년경까지만 하더라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대비 6.2%에 불과했었으나 그 후 계속 증가추세를 나타내 지금은 18.2%에 이르렀다. 평균수명은 여성은 82.2세, 남성은 77.9세로 세계적으로 가장 장수하는 국가 중의 하나다(Statistiska Centralbyran. 2008).

전체 노인 중 80세 이상 고령후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7.7%다. 65세 이상 노인 중 대부분은 건강상태가 양호해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타인으로부터 수발 또는 간병을 받아야 할 고령후기 노인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스웨덴의 노인들이 누구와 같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한 자료(popenoe 2007)에 의하면, 1954년도에는 전체 노인 중 혼자 사는 비율은 22.5%, 노부부세대까지 합산하더라도 노인세대의 비율은 58.5%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2008년도에는 독거노인 44.5%, 노부부 세대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95%에 이른다. 반면 자녀들과 동거하는 비율은 1954년에는 39.3%였던 것이 2008년에는 4% 이내로 감소하고 있다.

노인들은 자녀세대와 동거하지는 않지만 상호교류는 비교적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스톡홀름시가 노인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노인 중 73% 내외는 1주일에 1회 이상 자녀들과 접촉하고 있고, 고령후기 노인들의 경우 그 빈도는 더욱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 중 높은 비율은 자녀가 사는 주택 근처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노인들은 65세 생일을 맞이하는 다음날부터 직장을 떠난다. 일단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이 또 다른 일거리를 찾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회사 측에서 그들의 특수한 기능과 능력을 아쉬워하며 계속 근무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다.

이 경우 본인이 동의하면 일을 계속할 수는 있지만 그것도 67세까지 국한된다. 정년퇴직한 노인들은 각자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 노인들 중에는 교외에 위치한 경치 좋은 별장(second house)에서 여생을 즐기는 비율도 적지 않다. 별장을 소유한다는 것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라고 인식하는 우리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일부 노인들은 일조시간이 많은 여름에는 국내에 거주하지만 추운 겨울철에는 기후가 온화한 유럽의 남쪽으로 이동해 호스텔생활을 하다가 봄이 되면 다시 자택으로 돌아온다. 연금생활자들이 호스텔에서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비용을 쓰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점도 있지만, 여행업계가 관광비수기에 특별염가로 판매하는 장기체류패키지(long stay package)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웨덴 노인들의 대다수는 가정에서 라디오나 TV를 시청하며 소일하거나 산책을 즐긴다. 또는 동료친구들과 어울려서 학습활동, 스포츠, 기타 취미·오락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인들 중에는 손자녀뻘 되는 젊은이들과 어울리며 정규대학에서 학업에 열중하는 노인들도 흔히 목격하게 된다.

클럽단위로 행해지는 여가활동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클럽활동은 데이센터, 스포츠클럽 및 연금생활자조직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

스웨덴 노인의 여가활동조직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전국연금생활자연맹’(PRO)과 ‘스웨덴연금생활자협의회’(SFRF)다. 이 단체들은 모두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고, 이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경비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활동장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들 단체는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점 등을 정부에 호소 또는 건의하는 압력단체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전국연금생활자연맹은 노동자계급에게 인기가 있는 단체다.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면적으로는 사회민주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의 구성원 중에는 전직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노동조합 간부로 일해 왔던 인사들도 적지 않다.

스웨덴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175만명 내외인데, 그 중 50만명 가까이가 이 단체의 회원이므로 노인 4명 중 1명이 이 단체의 회원으로 가입돼 있음을 뜻한다. 이 단체가 정치적으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웨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노인단체는 ‘스웨덴연금생활자협의회’다. 이 단체 구성원의 대부분은 젊은 시절 회사중역, 사무직, 자영업자 등 ‘화이트컬러’ 출신들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보수성향의 정당들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단체의 회원수는 전국연금생활자연맹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20만명 내외다.

스웨덴 국회의원 중 65세 이상자는 2%에 불과하다. 스웨덴 노인들은 퇴직연령에 도달하면 정치분야에서도 은퇴함으로써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을 관례로 삼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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