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자아 되찾고 건강한 삶 누려
행복+자아 되찾고 건강한 삶 누려
  • super
  • 승인 2006.08.17 2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일할 수 있는 나이다

2005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국민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24.1%가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정책이나 사회적 역할, 책임 등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노인인구의 증가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노년시대는 ‘일하는 노년’을 제안한다.

 

지난 3호에서는 제1부 ‘활기찬 노후-일하는 노년이 행복하다’라는 주제로 일하는 노인의 외국 사례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 등을 살펴봤다.

 

이번호에서는 제2부 ‘우리는 아직도 일할 수 있는 나이다’라는 주제로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와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직업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른 퇴직으로 인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노인들이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안방지기’로 전락하고 있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어 그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2004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1만8,324명의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 대부분이 소득 마련과 건강유지, 경험활용, 여가활용 등의 목적으로 일자리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7.4%가 소득마련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응답해 많은 노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2.6%는 건강유지로 나타나 노인들이 일자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하면서 행복을 찾는다


25여년 간 국어 선생님으로 근무하다 5년 전 퇴직한 김모(62)씨는 요즘 아파트 아이들에게 그룹지도를 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꾸준히 일을 하다가 집에 가만히 있다는 것이 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퇴직 후 6개월간은 아들과 딸의 집을 번갈아가며 손녀들도 돌보고, 그동안 소홀했던 취미생활도 누리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런 시간도 잠시.

 

일정하게 하는 일이 없다보니 주로 집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잠을 자는 등 지루한 일상이 되풀이됐다.

 

그러다 문뜩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가는 자식들에게 천덕꾸러기 노인으로 무시당하는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서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학생들 그룹지도였다. 김씨는 그동안 국어 교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 5~6명에게 2타임씩 한글과 독서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이 많은 할머니에게 아이들이 배우러 올까…’ 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친할머니처럼 친절하게 가르치고, 진심으로 다가가니 아이들이 곧잘 따라 와 지금은 김씨에게 배우겠다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날이 늘어나는 아이들로 자신감에 찬 김씨는 “처음 교사를 시작했을 때로 돌아간 것 같이 가슴이 설렌다”며 “비록 학교는 아니지만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김씨는 자신의 행복과 자아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노인복지 관련 전문가들은 “노인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을 때 다시 젊음을 느끼며 일하는 노인들이 일을 하지 않는 노인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인들에게 일이라는 것은 소득 마련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절대적

요건인 것이다.

정부 추진 노인 일자리 유형별 사례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노인일자리사업의 프로그램 유형을 살펴보면 공익형, 교육복지형(교육/복지형), 자립지원형(인력파견/시장형) 등 5개 사업 유형으로 35,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총 406개 기관에서 930여개의 일자리 사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각 사업수행기관에서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는 노인일자리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공익형 일자리=인천광역시의 ‘우리동네환경지킴이’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실시하고 있는 ‘서울지하철지킴이’를 살펴볼 수 있다.


인천광역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우리동네환경지킴이’는 일회성 취업알선이나 캠페인성 자원봉사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노인일자리다.

 

이는 뒷골목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은 물론 시민들에게 내 고장을 사랑하는 주인정신 고취와 노인들의 경제적 자활, 건강증진, 사회참여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사)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울지하철지킴이’ 사업은 시민의 대표적 교통수단인 지하철의 신속하고 안전한 운행을 돕기 위해 출·퇴근 혼잡 시간대인 6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을 배치해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책임지고 있다.  

 
▲교육복지형 일자리=대구 중구 시니어클럽의 ‘숲생태해설가사업단’과 종로 시니어클럽의 ‘종로문화유산해설사업’을 살펴볼 수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숲생태해설가사업단은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고취시키고 지역연대감을 형성시키는 등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종로문화유산해설사업단은 60세 이상의 은퇴자 중에서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노인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사업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고, 우리 문화의식 수준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 증대와 관광수입의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립지원형 일자리=서울시립 노원노인종합복지관이 시행하는 ‘노인주유원사업’과 광주북구시니어클럽의 ‘밑반찬제조사업단’을 들 수 있다.


노인주유원사업의 경우 55세 이상 75세 미만의 주유원을 희망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주유원 교육을 실시해 관내 주유소에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직접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 창출 효과와 더불어 사회활동을 통해 심리적·정서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노인적합 직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광주의 밑반찬제조사업단은 김치류, 젓갈류, 조림류 등 각종 밑반찬 40여 종을 제조·생산해 지역특산물 홍보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내 반찬코너 및 온라인 등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정부도 고령인구의 증가에 발맞춰 노인일자리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하고자 하는 노인들에 비하면 일자리 수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노인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우선 정부의 법적·제도적 정책개선 및 취업관련 센터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자 취업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관한 대책을 마련해 고령자의 취업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현재 일본의 경우 고령자 등의 고용안정에 관한 일부 법률을 개정해 정년연장,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등 정년연령을 65세까지 연장을 추진중이며, 준고령자의 재취직 원조를 실시한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치밀한 직업 상담과 소개를 활발하게 추진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더불어 실버인재센터를 조직해 일본 노인들에게 다양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참여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실버인재센터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춰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종을 개발하고 구인·구직을 서로 연결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적극적으로 고령자들의 일자리를 제공해 생계유지뿐만 아니라 삶의 보람과 행복을 찾아주고 있다.

고령자의 장점을 인식 하자


정부의 정책 못지않게 개선해야 될 부분이 바로 기업들의 인식 변화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은 힘이 없다, 느리다, 부담스럽다 등의 이유로 노인채용을 기피하는 기업들이 많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업과 다른 풍토를 보이고 있음을 사례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영국의 한 매장의 경우 노인을 고용한 매장이 다른 매장보다 18% 이상의 수익을 냈다. 반면 결근율은 다른 매장의 61% 수준에 불과 했으며 이직률 역시 다른 매장의 6분의 1에 그쳤다.

 

이에 매장측은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도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고, 직원들 사이에 능력 및 기술 중심의 문화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이 매장의 간부는 “중요한 것은 연령에 관계없이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라며 “나이 많은 사람들은 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고객에게 신뢰를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의약생활품 유통업 역시 90년대 중반 ‘나이 든 직원은 낡고 세련되지 못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기존 관념을 깨고 노인들을 상담원으로 매장에 전면 배치했다.


이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선택할 때 연장자의 조언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고객의 친밀한 관계, 낮은 이직률, 성실성, 팀 내 융화력 등 고령 근로자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의 기업에서는 연령의 장벽을 없애고, 고령자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곳에서도 노인의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근로자를 확대·수용하려는 기업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미달 기업들이 태반인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노인취업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게 큰 영향을 준다. 노인에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고, 꾸준히 몸을 움직여 치매를 예방할 수 있게 도와줘 건강한 노인을 만들어 준다.

 

또한 건강한 노인들의 증가는 의료비 절감이라는 국가적 이득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건강한 노인의 증가를 위해서 정부는 법적·제도적 정책개선 및 취업관련 센터를 활성화 켜야 하며,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노인들에 대한 인식을 변화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노인일자리마련에 적극 동참한다면 머지않아 행복한 노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