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고령자 정책 심의회⑤
[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고령자 정책 심의회⑤
  • 이미정
  • 승인 2006.09.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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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고령자들은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 혜택 받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서로 단결하고, 부당한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항변한다. 이처럼 서로간의 끈끈한 결속력과 부당한 대우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 전달이 있었기에 일궈낸 결과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네덜란드 고령자들의 결속력과 부당 대우에 대한 항의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1994년 4월 1일 ‘아인트호벤’에서 고령자들의 대대적인 항의 데모가 발생했다. 아이트호벤은 가전제품으로 유명한 ‘필립스’의 본사가 있는 곳이며 ‘히딩크’ 감독이 지휘했던 축구팀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날 고령자들이 데모를 열게 된 이유는 정부와 의회에서 노인연금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었다. 이에 1만4000여명의 고령자들이 들고 일어나 ‘우리들의 연금에 손대지 말라’고 주장하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때 수많은 젊은이들이 ‘저항 할 줄 아는 젊은이들은 저항할 줄 아는 노인들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인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대열에 동참했다. 이날 네덜란드 고령자들은 전에 느끼지 못했던 젊은이들과의 끈끈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고령자들이 참여한 시위에는 5개의 노인단체와 노인전문잡지인 ‘플러스’(Plus)가 주요 스폰서를 맡아 지원했다. 유럽 각국의 언론들도 ‘바야흐로 씨니어 시민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가 왔다’며 앞 다투어 대서특필했다.


이날 시위는 고령단체가 그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고, 시장경제에도 막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부와 국민들에게 새롭게 인식시켜주는 기회를 마련했다.


네덜란드 수도인 헤이그와 축구팀으로 유명한 아인트호벤시에는 고령자 정당이 있는데 1994년 시위 이후에는 시의회와 중앙의회가 고령자 의원을 배출하는 정당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렇게 고령자들의 존재와 위치가 부각되자 60세 이상의 노인 가운데 25%는 어느 단체나 참여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네덜란드에는 3개의 노인단체가 있다. 카톨릭계 조직(Unie KBO)에 22만5000명(95년), 프로테스탄트계 조직(PCOB)에 7만5000명(95년) 그리고 비종교계조직(ANBO)에 20만명으로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세 단체는 모두 ‘전국적인 조직’ ‘주(州)차원의 조직’ ‘군(郡)차원 조직’ 3개 조직으로 나뉘어져 협조기관인 전국연락협의회를 비롯해 주요기업, 언론기관 등과 함께 협력 체제를 이루고 있다.


네덜란드의 고령자들은 “고령자들은 자선의 대상도 아니고 은혜를 입어야 할 대상도 아니며 그냥 보통사람과 대등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돕고 도움 받는 충분히 믿을만한 시민”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중앙정부, 지방자치제, 주요기업 등 모두가 고령자 복지 정책 발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신용자 (사)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 (사)대한노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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