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스웨덴②
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스웨덴②
  • 관리자
  • 승인 2010.09.17 14:12
  • 호수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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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경제적 짐 아닌 유용한 인적자원으로 인식

박재간 대한노인회·한국노년학회 고문 /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명예이사장
유럽 대륙의 최북단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스웨덴의 국토면적은 45만㎢로, 이라크, 스페인, 태국 등과 거의 유사하고 유럽에서는 다섯 번째로 넓다. 스웨덴은 북쪽으로는 북극권에 속하고 남쪽 끝은 덴마크와 접해 있는데, 남북의 길이는 1600km에 이른다. 그러므로 국토의 남부와 북부사이에는 기온차가 심하다.
겨울에는 밤이 길고 여름에는 낮이 길다. 북극에 가까운 아비스코(Abisko)나 키르나(Kirna) 지역에는 12월초부터 1월 중순경까지는 거의 태양을 볼 수 없다. 그러나 6월과 7월에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 소위 백야현상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노인 대상 서비스 지자체 이관, 보건의료·복지 단일 체계 통합운영
본인·가족·이웃·비영리단체 등 비공식부문 역할 확대 문제해결 유도
그래도 안되면 국가·지자체 개입… 자원배분 효율화, 복지예산 억제

사회복지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에스핑 앤더슨(Esping-Andersen)에 따르면, 복지정책 모델은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모델 △협동주의적 복지국가 모델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 모델로 구분한다. 스웨덴은 세 가지 모델 중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에 해당한다.

스웨덴은 제도적 재분배를 강조하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사회권의 부여수준이 높은 국가군에 속한다. 스웨덴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복지국가를 대표하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도 주목의 대상이다.

그 이유는 ‘기초연금제도+보수비례연금’이라는 2층 구조의 연금제도를 시행, 고령화 및 경제변동에도 그다지 지장을 받지 않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점, ‘정상화이념’(normalization)에 입각,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실시하는 국가라는 점, 노인을 대상으로 한 모든 서비스의 전권을 기초자치단체로 이관시킨 ‘에델개혁’을 단행한 국가라는 점, 영국과 더불어 ‘국민보건서비스법’(National Health Service Act)에 의해 노인들이 조세부담에 의한 의료혜택을 받는 점 등이다.

1990년대에 진입하면서 서구사회 여러 나라는 연금제도, 의료보장제도, 노인복지서비스 분야에서 큰 폭의 개혁을 단행해 왔다. 이는 고령화사회의 심화로 인한 복지예산의 과중부담, 경제성장률 둔화에 기인한 조세수입원의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종전의 사회보장제도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웨덴은 1992년 국민의 재정부담을 더 높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원배분의 효율화를 통해 노인복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대안을 내놨다. 이것이 ‘에델개혁’(Adel reformen)이다. 따라서 스웨덴의 노인복지정책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에델개혁과 관련된 정책 내용을 알아야만 한다.

에델개혁은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노인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기하면서 소요예산은 대폭 감축시킬 수 있다는 착상으로 이뤄진 정책이다.

에델개혁에 의해 취해진 주요 정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복지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기초자치단체인 ‘코뮨’(Kommun)으로 이관함과 동시에, 소요되는 재원의 조달권 역시 해당 기초자치단체로 이관했다. 이와 같은 조치로 인해 과거에는 대부분 대형시설이었던 양로원 또는 요양시설도 소규모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초자치단체 관할구역 내에는 시설에 수용할만한 요보호 노인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그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에델개혁은 재가복지서비스에 의한 노인들의 복지욕구 충족을 대폭 확대시켜나갔는데, 이는 재가복지가 복지예산을 더욱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노인복지자원 분배에 관한 기본방향의 전환을 들 수 있다. 스웨덴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의료와 복지서비스 혜택을 주는 보편적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에델개혁을 통해 80세 이상 후기고령자에게 중점적으로 복지서비스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이 이뤄졌다.

스웨덴 정부가 이와 같은 정책을 펴게 된 배경에는 60대 또는 70대 노인들은 아직 건강상태도 양호하고 활동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생계유지를 위한 연금만 지급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80세가 넘으면 건강상태가 악화돼 일상생활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없고, 이들 중 78% 이상은 배우자를 상실한 상태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으며, 그 중 20% 내외는 치매, 뇌졸중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제공되는 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셋째는 의료와 복지서비스에 관한 업무를 일원화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서구사회 여러 나라는 의료기관이 노인에 대한 의료행위를 전담하고, 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은 사회복지전담기구가 담당하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다.

스웨덴의 에델개혁은 고령후기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료와 간병, 그리고 복지서비스에 관한 업무를 하나의 행정체계 속에 통합시킴으로써 노인복지비용을 대폭 감축시켰다.

넷째는 노인을 대상으로 치료 또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권한 중 일부는 간호사에게 이관하고, 간호사 권한의 일부는 간호보조원 또는 간병사(care worker)에게, 그리고 간병사 업무의 일부는 가정봉사원(home helper) 또는 무자격 단순근로자에게 이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노인들이 보다 손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동시에 국가의 복지비용도 훨씬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일부를 부여하면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스웨덴 정부는, 간호사는 환자를 다루는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경우 치매 또는 중풍 등 널리 알려진 노인성 질환과 간단한 의료행위는 의사와 동등하게 수행 가능하다고 봤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의료복지수요를 보다 신속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 스웨덴 정부는 판단했다.

다섯째, 에델개혁을 통해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다각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취미오락·사회봉사활동·학습 프로그램을 비롯해 파트타임 제도에 의해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이에 속한다.

스웨덴 노인정책의 새로운 흐름은 복지의 생산적 측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인을 경제의 무거운 짐으로 간주하지 않고, 생산과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인적자원으로 인식하자는 발상이다.

주로 고령전기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정책 중에는 건강한 노인들이 건강이 좋지 못한 고령후기 노인들의 간병서비스를 맡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각종 서비스 분야에 파트타임으로 참가하고, 그 대가로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복지예산 절감효과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노인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에게 삶의 보람을 안겨주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다.

스웨덴이 추구하고 있는 자원배분의 효율화정책 중에는 노인대상 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 또는 인력의 많은 부분을 본인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가족, 이웃 및 비영리단체 등 비공식부문의 역할을 확대시키는 정책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정책은 노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비공식 자원을 통해 해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복지예산의 팽창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 한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입한다는 정책이다.

<계속>

스웨덴 우파 재집권 성공할까

‘복지수호’ 사민당 장기집권… 이따금 우파 득세
9월 19일 총선, 현 우파정권 여론조사서 우세

전통적 복지국가인 스웨덴의 정치는 배우자의 짧은 외도가 초래한 위기를 극복해가며 긴 세월 유지되는 결혼생활에 비유되곤 한다. ‘복지정책의 수호자’인 사회민주당의 장기 집권에 싫증난 유권자들이 한 번씩 우파정당에 기회를 주곤 하지만 그다음 선거에선 예외 없이 사민당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19일(현지시각) 열리는 총선에서 스웨덴 정치의 ‘진부한’ 스토리가 새로 쓰여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 ‘우파연합’(보수당·자유당·중도당·기민당)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을 중심으로 한 ‘적녹연합’(사민당·좌익당·환경당)에 앞서 있다.

우파연합이 승리할 경우 라인펠트는 스웨덴 역사상 풀타임으로 한차례 임기를 마친 뒤 재선에 성공하는 첫 우파 출신 총리가 된다.

2006년 총선에서 정권을 잡은 우파연합에 힘을 싣는 요인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단연 발군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경제 성적표다.

올해 스웨덴은 4%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자는 27개 EU 회원국 중 최소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실업률은 7월 기준 8.5%로 EU 평균인 9.6%보다 낮았다.

아울러 라인펠트의 감세 정책은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소득세를 깎고 부유세를 폐지하되, 더 많은 사람이 일하고, 세금을 내도록 함으로써 복지시스템을 안정화하겠다는 그의 정책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할 경우 사민당이 스웨덴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통념에 균열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야간 지지율 격차는 5% 선이어서 사민당의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사민당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전례가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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