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아홉 순정
예순아홉 순정
  • 이미정
  • 승인 2006.09.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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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는 KBS1TV 드라마 ‘열아홉 순정’〈사진〉은 젊은층뿐 아니라 노년층도 즐겨보는 프로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중년 연기자로 나오는 양복점 ‘홍 테일러’의 사장인 홍 염감(신 구)과 죽 집을 운영하고 있는 엄지 여사(이혜숙)의 사랑이야기는 노년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말에 지는 해가 더 뜨겁고, 늦장마에 담장 무너지고,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다. 신 구씨의 지고지순한 순정과 현기증이 일어날 것 같은 이성의 집착, 도취된 자기애정의 발로 등 끈질긴 순정이야 말로 젊은 주인공 커플 못지않다.


홍 사장의 끈질긴 노력과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은 결국 엄지 여사의 망나니 전 남편을 순화시키고, 엄지 여사를 두고 아들과의 삼각관계에서도 승리하게 된다.


특히 엄지 여사가 보여준 당당한 프로포즈는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엄지 여사는 그동안 자신이 젊고, 아름답다는 자만심으로 홍 영감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홍 염감의 따뜻한 사랑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며 “우리 사랑을 터트려요!”라고 말한다. 이때 필자는 마음속으로 ‘홍 영감 만세!’를 외쳤다.


우리 노년 세대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의 눈을 의식하며 열정을 묻어 두고 살았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한심스럽게만 느껴진다. 이제 우리 노년도 홍 영감 못지않은 ‘예순아홉 순정’을 찾아나서야 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제2의 ‘엄지 여사’들도 많다. 우리가 건강하고 젊게 살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 우리 노년 세대도 ‘예순아홉 순정’을 과감하게 밀고 나간다면 질기게 따라다니는 따분함과 우울증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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