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老(노)老(노)케어
[기고]老(노)老(노)케어
  • 이미정
  • 승인 2006.09.29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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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자 백세시대에서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미 전국의 63개 시군에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비율이 20%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기사에는 우리나라 전체 234개 시군구의 26.9%에 해당한다는 통계까지 나와 있다.


시골마을에 가 보면 낮에는 노인들만 보인다. 청소년들은 학교로, 젊은이들은 생업현장에 가고 없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노인들 가운데 건강하지 못한 노인들은 건강한 노인들이 보살피며 더불어 지낼 수밖에 없다.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 케어’는 선진국에는 이미 보편화 돼있다.


대한노인회를 비롯해 노인단체에서는 노-노 케어단을 조직해 치매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부축해 병원에도 가고, 은행이나 약국, 우체국 심부름도 대신 하는 등 말벗이 돼 드려야 한다.

 

이 제도만 잘 추진된다면 병약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젊은 사람들은 안심하고 부모를 집에 모실 수 있고, 일터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이 집을 떠나 억지로 노인요양원이나 복지관 등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친구나 손주들과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노인사회에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의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좀 여유 있는 어르신들은 끼리끼리 어울려 놀러 다니거나 복지관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필자는 2년 전부터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봉사를 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남자 어르신들이 고독한 생활을 하고 계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 노인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특히 남자 어르신들에게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몸이 아파도 찾아오는 친구도 별로 없고, 마치 천덕꾸러기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바야흐로 지금은 가진 노인들이 못 가진 노인들에게 참 사랑을 실천해야하는 시대다. 노-노 케어는 환자 보살핌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기·목공·미장·도배 기술이 있는 노인들이 ‘독거노인 집 수리반’을 조직해 운영 할 수도 있고, 법률·세무·교육 등 공무원 출신들에게는 ‘노년생활 상담반’을 맡길 수도 있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처럼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노인 사정을 노인이 알아주지 않으면 누가 알아주겠는가.


정훈학 부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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