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품에 잠들었으면(13)
그대품에 잠들었으면(13)
  • 관리자
  • 승인 2010.10.08 11:26
  • 호수 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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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로 연재소설 노수별곡(老手別曲)
최씨가 건넨 꽃값이 넉넉한 때문이었을까. 방에 들어선 여자는 아주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안달이었다. 욕실에서 장씨의 몸을 구석구석 씻어주는 것은 물론, 장씨를 엎어 뉘였다 바로 뉘였다 하면서 안마까지 해댔다. 여자는 전직이 안마사였는지, 손아귀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시원은 했지만, 지나쳐 아플 지경이었다.

“어때요? 시원하지요? 잘 해줄라니께 담에 또 오씨요.”

안마가 끝나자 여자는 자신과 장씨의 몸에 로션인지 오일인지 모를 것을 잔뜩 바르더니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장씨는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그냥 순서에 따라 이리 저리 몸만 비틀어 주면 됐다. 마치 설명서가 있는 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련의 모든 행동은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여자는 기계적이긴 하지만 열심히 움직였다. 몸 위에 올라 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사추리로 온몸을 문지르는 여자나, 아프다고 말도 하지 못하고 무거운 걸 애써 참고 있는 장씨나 참 딱했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장씨의 아랫도리는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문득 장씨는 서글퍼졌다. 대체 이놈의 것이 무엇이건대,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는 욕망에 괴로워해야 하는가. 장씨는 차라리 이놈의 것을 거세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적이 많았다. 여자가 초경부터 폐경까지 생리 때문에 평생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면, 남자들은 죽을 때까지 성욕이라는 굴레에 갇혀 살아야 했다. 뻔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욕망을 제어하지 못해 패가망신한 사람은 얼마나 많으며, 수컷의 욕망이 역사를 뒤바꾼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어쨌든 자극이 계속될수록 흥분의 강도는 더욱 높아갔고, 여자는 장씨 위에 올라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시작했다. 여자의 요분질은 장난이 아니었다. 좌삼삼(左三三 ) 우삼삼(右三三), 구천일심(九淺一深), 우현굴곡(右舷屈曲), 좌현굴곡(左舷屈曲). 현란한 기술을 구사하는 여자의 요분질에 장씨는 점점 쾌락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장씨 위에서 놀던 여자는 장씨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급히 장씨의 몸에서 내려와 장씨를 엎어놨다. 그리고는 장씨를 뒤에서 안으며 어깨부터 종아리까지 입술과 가슴으로 훑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장씨는 간질거리는 느낌에 환장할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것같이 두방망이질 치면서 허벅지가 팽팽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는 장씨를 또 한 번 뒤집어 바로 뉘였다. 그리고는 올라타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참 묘한 느낌이었다. 여자는 장씨의 뿌리 끝에서부터 조금씩 조여오더니 서서히 뜨거운 느낌과 함께 꽉 물어버린 것이었다.

“어엇!”

장씨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 순간 눈앞이 번쩍 하는 느낌을 받았다. 고래가 수면을 박차고 올랐다가 뜨거운 태양을 맛보고 물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환희였던가.

“후…. 프로는 프로구만.”
“어떻게, 만족스러웠당가요?”
“노인네 잡아 죽일 셈인가?”

시계를 보니 얼추 한 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잡아 죽이긴 누가 잡아 죽인다고 그러씨요. 보약 먹은 것이제. 이제 쫌만 쉬었다 일어나 보씨요. 온 몸에 활력이 돌팅게.”

여자는 실실 눈웃음을 치고는 돌아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술기운에 피곤한데다, 근 한 시간을 정신없이 심장이 뛰었으니 스르르 잠이 몰려왔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나른함이었다. 여자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는 뻗어 누워있는 장씨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와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는 일어섰다.

“그럼 쉬었다 가시씨요. 난 또 일하러 가보야 하니까.”
싸구려 들병이일망정 이 순간만큼은 천사처럼 보였다. 언젠가 뉴스에서 본 바로는 유럽의 어느 나라에선가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한 무료 섹스 자원봉사도 제공한다고 했다.

사람이 밥 먹고 똥을 누고 사는 일처럼, 성적 욕망의 배출에 대한 부분도 어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텐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것이 너무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억누르면 어떻게든 비어져 나오는 것이 인간의 욕망 아니었던가. 최근에 급증하는 천인공노할 성범죄들은 어쩌면 가족이 무너지고, 부부관계가 망가진 때문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장씨는 이렇게 만족스런 오입을 해 본 적이 얼마만인가 싶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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