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종의 시니어 비지니스] 선진국선 시니어공동체 ‘코하우징’ 인기
[조한종의 시니어 비지니스] 선진국선 시니어공동체 ‘코하우징’ 인기
  • 관리자
  • 승인 2010.10.22 15:53
  • 호수 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직업 출신 노인들 모여 공동생활

미국, 영국, 호주, 북유럽 등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시니어들의 새로운 주거형태인 코하우징(co-housing)은 196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됐다.
코하우징은 이웃과 자주, 친밀한 교류를 모색하는 사람들이 개인생활 영역과 공동활동 공간을 하나의 공동체로 조합한 생활조직이다. 코하우징은 개인공간과 넓은 주방, 다양한 공동시설에서 친목활동과 운영활동의 공유를 통해 이웃과 세대간 교류를 넓히고 정보나 공간, 물건들을 함께 나눔으로써 경제적이고 환경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체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사회적 유대가 보다 필요한 시니어들에게 AIP(Aging in Place), AIC(Aging in Community)를 실현하는데는 코하우징이 유용하다는 것이 시대적 트렌드다. 건축가 찰스듀렛(Charles Durett)은 ‘시니어코하우징:독립생활의 공동체적 접근’(Senior Cohousing : A Community Approach to Living Independently)이라는 책에서 시니어하우징의 단지설계와 공용건물, 개인생활공간의 설계와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대표적 시니어코하우징으로 알려진 ‘실버세이지’(Silver Sage)와 ‘울프 크리크 로지’(Wolf Creek Lodge)를 설계한 것도 바로 그다.

시니어코하우징은 사생활과 공동생활의 조화, 도서관·게스트룸·정원·세탁·주방 등 공유 및 식사 당번 순환, 회의를 통한 합의제, 단기적으로는 비싸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약 등이 특징이다. 프라이버시를 존중받되 보살핌을 공유하자는 발상이 기본이다. 여기에다 새로운 잔디깎기 기계 구입이나 커뮤니티 명의의 자선기금 헌납 등 다양한 논제에 대해 합의제가 원칙이며, 편의상 의장·서기·회계의 역할이 분담되고, 잡초 뽑기와 눈이나 낙엽 치우기 등의 잡일은 이웃과 함께 하는 놀이로 간주한다.

시니어코하우징이 잘 운영되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최초의 시니어코하우징으로 2006년 입주를 마친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시의 ‘글레이시어 서클’(Glacier Circle)을 들 수 있다. 60~86세의 노인 40여명이 함께 거주하고 소유는 약 2억원(16만5000달러), 임대는 매달 약 35~55만원(315~500달러)이 소요되며, 심리치료사·교사·교수·작가·물리학자·과학자 등 다양한 직업 출신이 함께 거주하며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독립된 생활’과 ‘이웃은 제2의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출발한 ‘글레이시어 서클’은 화장실 문 폭이 90cm 이상으로 휠체어 사용이 가능하고, 2층 집은 계단에 전동 의자를 설치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 잘 돼 있어서 케어가 필요한 입주자는 가족 같은 이웃들을 통해 빠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워싱턴에서 서남쪽으로 560km 떨어진 애빙던의 ‘엘더스피리트’(ElderSpirit)은 약 30가구, 40여명이 거주하는데 전직교수·정원사·목사·간호사·펀드매니저 등이 함께 생활하며, 9만~11만4000달러에 분양, 한 달 운영비는 150달러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기타 ‘실버세이지’ ‘울프 크리크 로지’가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에는 약 120개의 시니어코하우징이 있고 80~100개가 세워질 예정이며 세대간 교류(multigenerational)를 지향하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자료에 따르면 50~66세 인구의 22%가 코하우징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베이비부머처럼 우리나라의 액티브시니어, 베이비부머들 역시 독립적, 적극적,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실제 귀농·귀촌과 해외이민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시니어코하우징과 같은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나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시니어코하우징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미국에서는 건강, 죽음, 경제생활, 케어, 영성성(spirituality)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시니어들과 베이비부머들은 여느 세대처럼 행복, 즐거움, 기쁨을 추구하고 존경과 존중(명예)을 받을 만한 풍부한 인생의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래 세대들에게 유산을 남겨주기를 희망한다. 또한 고령사회와 고령화에 대한 재상상(re-imagine)을 하고, 서로 돌보며 보다 좋은 미래사회를 만드는데 그들이 갖고 있는 지혜를 구현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니어코하우징이 접목되고 있는 시점에서 독립된 생활과 존중받으면서도 노년의 외로움과 혼자 사는 불편함을 덜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공동체인 선진국 시니어코하우징의 다양한 사례에서 배우되 우리나라의 정서, 문화, 수준에 맞는 의미있는 시니어코하우징이 발전하길 기대한다.

조한종  (주)프로휴먼 FM연구소(The Future Mosaic Institute, www.seniorcaf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